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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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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감독(울산 현대)은 현역시절 '꾀돌이'로 불린 게임메이커의 대명사였다.
뛰어난 기량 뿐만 아니라 순간을 놓치지 않는 집중력과 지능적인 플레이는 2002년 한-일월드컵 최종명단 포함으로 귀결됐다.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는 일본 J리그의 대표적 약체인 사간도스를 J1(1부리그)로 승격시킨데 이어 우승권까지 올려 놓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해 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울산 현대는 일약 우승권으로 분류되면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울산은 클래식 30라운드까지 마친 18일 현재 12팀 중 10위에 그치고 있다. 소통의 부재와 단조로운 전술 등 총체적 난국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울산은 최근 3경기서 무패(2승1무)를 기록하며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윤 감독 18일 울산 동구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미디어데이를 통해 그간의 소회를 가감없이 풀어냈다. "한국 축구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 윤 감독의 솔직한 대답이다. 그는 "현역 때 내가 경험했던 K리그의 힘, 스피드와 완전히 달랐다. 굉장히 강했다. 바깥에서 보는 모습과 그라운드에서 변화하는 상황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선수들의 축구관도 많이 달라져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 지도자로 일본에서 10년 간 생활했다. 일본에서 좋았던 방법이 한국에선 다른 결괄 나타나기도 했다. 힘든 시기엔 일본에서 좋았던 부분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 축구와 괴리감이 있었다. 올해가 내 축구인생 중 현역시절 부상으로 쉴 때 이후 가장 힘든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힘겨운 시기 속에서도 '내가 언제 이런 때를 겪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더라. 인생의 공부라고 본다. 앞으로 지도자 생활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생소함은 시간으로 잊혀진다. 윤 감독과 울산 모두 마찬가지다. 윤 감독은 "시간이 흐르면서 선수들에 대해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고, 훈련과 경기에서 드러나는 결과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정리가 되는 것 같다"며 "내가 좀 더 빨리 선수들에 대해 이해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K리그에) 적응하면서 배워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울산은 김신욱 양동현 '트윈타워'에 이어 측면 공격수 김태환의 윙백 전환과 신예 안현범, 새 외국인 선수 코바의 활약 등이 더해지면서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 윤 감독은 "그동안 공격이 오른쪽 측면에 쏠린 감이 있었는데 코바가 가세하면서 양 측면을 활용하기 수월해졌다"고 강조했다. 7월 입단 뒤 단 한 차례 출전에 그치고 있는 조영철을 두고는 "다른 공격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어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선수 본인이 열심히 훈련 중이다. 조만간 한 번 선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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