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개최 도시 발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FIFA 조직위원회는 25일(이하 한국시각)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열릴 FIFA집행위원회에 보고를 마친 뒤 대회 개최 도시 6곳을 공개할 예정이다. 당초 발표일은 22일이었다. 그러나 FIFA에서 집행위원회 안건 보고 후 발표로 조정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후보 도시 경쟁률은 지난 1일 FIFA 실사가 이뤄지기 직전 다소 낮아졌다. 기존 대회 개최를 희망하는 9개 도시(대전, 서울, 수원, 울산, 인천, 전주, 천안, 포항, 제주) 중 포항이 자진포기했다. 예산 타당성 검사를 한 뒤 발을 뺐다. 포항은 대회 유치금 3억원 뿐만 아니라 대회를 치를 포항스틸야드의 개보수 비용으로 20억원 이상을 진단했다. 대회 기간 내 세 경기를 배정받아도 23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FIFA 실사 결과, 8개 도시의 경쟁은 한 마디로 '박빙'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8개 도시 중 두 군데가 탈락되는 상황이다. 상당히 경쟁이 치열하다더라"고 밝혔다. 이어 "수도권이라고 해서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고, 지방이라고 해서 불이익도 없었다고 하더라. 어느 도시 하나 FIFA의 요구 기준에 떨어지는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1~10일까지 벌인 실사에서 FIFA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개최 후보 도시의 축구에 대한 열기와 관중 동원 능력이다. FIFA 실사단은 훈련장, 교통, 경기장, 숙박, 의료 시설은 기본적인 것이고, 그 도시의 축구 열기와 관중 동원력을 집중적으로 보고 돌아갔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점수화시킬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FIFA에서 유심히 관찰하고 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기장 규모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월드컵 개최에 충족되야하는 4~5만명 규모의 경기장보다 오히려 작은 규모의 운동장이라도 꽉 찬 관중들 속에서 선수들이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FIFA 실사단이 강조하는 요소를 충족시킨 도시는 세 군데로 압축된다. 우선 수원시다. 수원은 FIFA 실사가 이뤄지는 기간 30개 시·군의 지지서명서와 시민서명서를 전달했다. 무엇보다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대전과의 홈 경기에선 올 시즌 K리그 주중 최고 관중인 1만7148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해 뜨거운 열기를 발산했다.
전주시도 FIFA 실사단에 제대로 어필했다. 전주시는 전북 현대의 K리그 관중 동원 2위(인구수 대비 1위·4일 기준)를 강조하며 관중동원력에서 큰 점수를 얻었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제주시다. 메르스 사태로 연기됐던 중국 상하이 선화와의 친선경기가 때마침 20세 이하 월드컵 개최 기원과 맞물려 FIFA 실사단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