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감동과 씁쓸함' 남긴 청춘FC-K리그 챌린지 맞대결

최종수정 2015-10-14 18:21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축구 미생들의 거침없는 도전이 막을 내렸다.

청춘FC가 14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K리그 챌린지 선발팀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청춘FC는 KBS TV 예능프로그램이다. 부상이나 여러가지 사연으로 축구를 그만둔 선수들을 모아 팀을 꾸렸다. 안정환과 이을용이 감독을 맡았다. 선수를 선발하고 벨기에로 날아가 전지훈련도 가졌다. 한국에 온 뒤 서울 이랜드, 성남FC, FC서울 등과 친선 경기도 펼쳤다. 이날 K리그 챌린지 선발팀과의 대결은 청춘FC의 6개월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경기였다. 90분간 치열한 경기 끝에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이 2대0으로 승리했다. 후반 4분 주현재(안양)가 결승골을, 후반 13분에는 진창수(고양)가 쐐기골을 넣었다.

분명 감동은 있었다. 채 피지도 못하고 쪼그라들었던 축구 미생들의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6개월간 선수들이 땀흘리는 모습을 통해 '노력의 가치'도 되새길 수 있었다. 자신보다 어려운 상대를 맞아 당당하게 맞서는 '도전 정신'도 멋있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4032명의 관중이 감동의 증거였다. K리그 챌린지 선발팀 일원으로 나선 김재성(서울 이랜드)은 "청춘FC 선수들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 이번 경기는 의미도 있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진지하게 뛰었다. 꼭 K리그 무대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씁쓸함도 남겼다. 우선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이 악역이 되는 아이러니가 벌어졌다.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은 경기 내내 응원을 별로 받지 못했다. 골을 넣어도 함성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청춘FC의 어이없는 슈팅에 더 큰 함성이 쏟아졌다. K리그 챌린지 선발팀의 선수가 반칙이라도 하면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가 쏟아졌다. K리그 챌린지 선발팀 선수들의 스토리와 노력 그리고 도전 정신은 청춘FC 선수들 못지않다. 다만 TV에 소개되지 않았고,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악역을 맡은 것 같아 씁쓸했다.

K리그에 숙제도 안겼다. 이날 경기는 평일 낮에 열렸다. 무료 경기도 아니었다. 1장당 5000원을 받은 유료경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32명이라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올 시즌 K리그 챌린지 경기당 평균 관중은 1595명이다. K리그 챌린지가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을 증명했다.
잠실=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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