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쓴 광주FC, 찬사 대신 서글픔만

기사입력 2015-10-22 07:03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K리그 광주FC의 연말이 스산하다. 임금체불 위기에 직면했다.

올 시즌 광주는 연일 기적을 썼다. 2014년 K리그 챌린지 4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챌린지 3위 강원, 2위 안산을 완파했다. K리그 클래식 11위인 경남과의 승강플레이오프에서 승리, 클래식으로 승격했다.

3월 상승세였다. 2승1무를 기록하며 2위까지 올라섰다. K리그 돌풍의 핵심이었다. 6~7월 위기도 있었다. 집잃은 고양이 신세였다.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 관계로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을 잃었다. 14라운드(6월 3일)부터 23라운드(7월 25일)까지 10경기 연속 원정경기를 치렀다. 이동거리만 5914㎞였다. 체력적 부담에도 3승5무2패를 거두며 선방했다.

8월 들어 광주로 돌아왔지만 어려움은 여전했다.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후 새로 깐 잔디가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했다. 경기장 곳곳이 패였다. 경기력에도 지장을 줬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짧은 패스의 공격축구를 할 수 없었다. 주축 선수들을 잔디에 걸려 넘어지는 등 부상 위험도 있었다. 그럼에도 광주는 기적을 완성했다. 17일 부산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K리그 클래식 잔류를 확정했다. K리그 역사상 최초의 '승격팀 클래식 잔류'였다.

하지만 광주를 기다리는 것은 찬사 대신 서글픔이었다. 구단 운영비가 바닥을 드러냈다. 11월 급여를 줄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작은 지난해 말부터였다. 광주시와 광주는 올해 예산으로 60억원을 책정했다. 챌린지 잔류가 기본 전제였다. 그런데 광주는 클래식으로 승격했다. 상황이 바뀌었다. 클래식에서 살아남으려면 최소 90억원은 필요했다. 광주시에서 50억원, 지역 기업 후원으로 15억원을 받았다. 정원주 광주 대표이사도 사비 5억원을 냈다. 총 70억원을 확보했다. 20억원이 문제였다. 광주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기영옥 단장은 급여를 받지 않고 무보수로 일했다. 각종 경비도 줄였다. 그렇게 7억원을 모았다. 그래도 13억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광주시는 더 이상의 추경 예산은 힘들다고 밝혔다.

물론 방법은 있다. 선수 판매다. 실제로 광주는 2010년 창단 이후 2013년까지 이승기 김수범 김은선 등을 팔며 재정을 충당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상자가 별로 없다. 주축인 임선영과 정준연 안영규 이으뜸 등이 입대한다. 김호남은 내후년 입대 예정이다. 이적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근본적 해결책은은 '메인 스폰서 유치'다. 광주 프런트들은 동분서주 뛰어다녔다. 하지만 성과가 나지 않았다. 시민구단이 메인스폰서를 유치할 때 보통 시가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각 시의 체육회나 상공회의소 등이 스폰서 유치에 많은 도움을 준다. 그러나 광주시는 메인스폰서 유치에 미온적이다. 광주 관계자는 "어쩔 수 없지만 일단 시만 바라보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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