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친구들이 '슈퍼루키' 서명원을 깨웠다

기사입력 2015-10-28 07:58


대전월드컵경기장/ K리그 클래식/ 대전시티즌 vs 부산아이파크/ 대전 서명원 득점/ 골 세레머니/ 역전 골/ 사진 서혜민

"요즘 훈련하면 가장 예쁜 명원이에요."

최문식 대전 감독은 요즘 서명원(20·대전) 얘기만 나오면 웃는다. 훈련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달라진 훈련태도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달새 3골을 터뜨렸다. 단두대매치로 불렸던 24일 부산과의 홈경기에서는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렸다. 경기내용도 달라졌다. 과감한 몸싸움은 물론 적극적인 수비가담까지, 전에 없던 투지를 보이고 있다.

사실 서명원은 올해 어수선한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서명원은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4골-5도움을 올리며 대전의 승격에 많은 공을 세웠다. '슈퍼루키'라는 호칭도 얻었다. 하지만 올 시즌 부상과 부진이 반복되며 지난 시즌과 같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각급 대표팀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던 서명원은 올해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그 사이 그와 함께 대표팀에서 뛰었던 친구들은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는 '한국축구의 미래'로 성장했다.

서명원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그 연령대에서 '최고'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각급 대표팀에서 에이스였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팀들도 탐냈던 인재다. 재능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선수다. 개인기는 물론 축구센스까지, 공격수가 갖춰야할 모든 덕목을 지닌 선수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올림픽대표팀에서 제외된 사이 '후배' 황희찬(리퍼링)이 스타로 떠올랐고, 다른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도 스타덤에 올랐다.

최 감독은 적절한 밀당(밀고 당기기)으로 서명원을 깨웠다. 최 감독도 서명원의 재능에는 엄지를 치켜올린다. 하지만 노력에 대해서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최 감독은 훈련 때마다 서명원에게 "내가 황희찬을 발굴했다. 내가 포항 유스팀을 이끌때 지도하던 방식과 지금이 큰 차이가 없다. 어떤 선수는 같은 지도를 받고 더 많은 노력으로 한단계 성장했다. 그렇다면 너가 부족한 것은 노력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서명원은 이후 누구보다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 보상이 지금 나오고 있다.

서명원은 "올림픽 대표팀에서 뛰는 친구들이나 동생들을 보면서 기분이 좋다. 친구들의 활약에 경쟁심을 안가지면 거짓말이다. 자극 받으면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 나도 더 열심히 해서 올림픽 대표팀은 물론 A대표팀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력하는 천재는 언제나 무서운 법이다. 다른 올림픽 대표팀 선수들처럼 서명원이 한단계 도약하면 한국축구의 미래도 더 밝아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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