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을 맞은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자메이카와 A매치 평가전을 가졌다. 황의조가 후반 팀의 세번째 골을 터뜨린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10.13/
슈틸리케호의 막내는 '1992년생'이다. 총 4명이다. 주인공은 손흥민(토트넘) 김진수(호펜하임) 이재성(전북) 황의조(성남)다.
마냥 어린 막내들이 아니다. 슈틸리케호의 핵심자원들이다. 지난해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먼저 빛을 발한 콤비는 손흥민과 김진수다. 둘은 지난 1월 우즈베키스탄과의 호주아시안컵 8강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합작하기도 했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다. 청소년대표 시절부터 절친으로 지낸 둘은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벌어진 국제축구연맹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을 이뤄낸 주인공들이다.
또 다른 '1992년생 동갑내기' 콤비도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이재성과 황의조다. 일명 'K리거 파워 콤비'다. 둘은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미얀마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조별리그 G조 6차전에서 찰떡호흡을 뽐냈다.
이날 황의조는 석현준(비토리아) 대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달 13일 자메이카전에 이어 두 번째 선발 기회를 잡은 것이었다. 이재성은 우측 윙어로 나섰다. 피곤함을 호소한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대신 출전 기회를 잡았다. 반대발 윙어 역할을 수행했다. 왼발잡이인 이재성은 오른쪽 측면에서 적극적인 문전 쇄도와 감각적인 패스를 전달했다.
이재성이 먼저 웃었다. 전반 18분이었다. 이재성은 기성용(스완지시티)의 명품 롱패스를 배후침투 이후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와 이재성의 호흡은 전반 19분부터 폭발했다. 이재성의 침투패스 때 황의조가 그대로 돌아서 돌파를 시도했다. 상대 수비수에 밀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다. 황의조의 첫 슈팅도 이재성의 패스부터 시작됐다. 전반 20분 아크 서클에서 이재성이 밀어준 패스를 황의조가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아쉽게 상대 수비수에 맞고 굴절됐다. 후반 13분에도 이재성의 오른쪽 크로스를 황의조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벗어났다. 이재성은 이날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황의조와 이재성은 걸출한 기량을 보유한 선수들이기도 했지만, 제도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2013년부터 프로축구연맹이 도입한 23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으로 인해 출전 기회가 자연스레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경기를 뛰면서 향상된 기량은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재성과 황의조는 슈틸리케호에 새로운 'K리거 파워'를 보여줄 재목으로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