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있는 변화, 라오스전 베스트 11 절반 바뀔 듯

최종수정 2015-11-16 21:20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1)은 타고난 관리자다. 젊은 옥석을 골라내는 것 뿐만 아니라 이 자원들이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치게 한다. 이를 통해 전체적인 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유도한다. 비결은 무한 경쟁이다. 정해진 주전이 없다.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 또 절실함과 간절함이 강한 선수들에게 무대를 마련해준다. 결국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 23명 중 외톨이가 생기지 않게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슈틸리케 감독의 관리 철학이다. 이렇게 발생한 응집력을 통해 2015년 환희를 맛봤다.

슈틸리케 감독은 매 경기 약간의 변화를 준다. 변수가 생긴 부분도 있지만 상대 팀의 전력과 전략에 따라 선수 운용을 달리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17일 비엔티엔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질 라오스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조별리그 G조 원정 6차전에서도 베스트 11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일부 변화는 있을 것이다. A매치를 치른 뒤 3~4일 간격 동안 이동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금처럼 기온 변화가 심한 상황도 견뎌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체력이 받쳐주는 선수가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원칙있는 변화를 고수한다. 포지션별로 경험이 있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는 변화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슈틸리케 감독이 구사하는 전술의 핵인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을 비롯해 공격수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지원하는 '원 볼란치(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빗셀 고베)과 '최고참' 곽태휘(알 힐랄)다. 여기에 최다 무실점 행진에 일조하고 있는 센터백 김영권(광저우 헝다)도 포함된다.

이번 라오스전에는 변화가 불가피한 자리가 있다. 2선 공격수로 나섰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공백이다. 구자철은 경고누적으로 라오스전을 뛰지 못하게 되면서 소속 팀으로 복귀했다. 사실상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는 남태희(레퀴야)와 이재성(전북)이다. 남태희는 미얀마전에서 후반 31분 교체투입됐지만,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재성은 미얀마전에서 우측 윙어로 선발 출전했지만, 소속팀에선 섀도 스트라이커로 활약 중이다. 멀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아 이재성이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남태희는 이번에도 특급 조커로 가용될 전망이다.

원톱 변화도 감지된다. 미얀마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제 몫을 다한 황의조(성남) 대신 석현준(비토리아)의 출격이 예상된다. 석현준은 유럽파 중 가장 늦게 주말 경기를 치르고 귀국해 컨디션 조절차 미얀마전에서 후반 41분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석현준은 6월 미얀마 원정을 제외하고 9월 레바논, 10월 쿠웨이트 원정 경기에서 나란히 선발 출전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코리안 프리미어리거' 손흥민(토트넘)도 라오스 원정에서 2선 공격라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미얀마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된 뒤 30여분간 뛰면서도 멀티 도움을 올렸다. 사실 미얀마전에서도 선발로 뛸 수 있는 몸 상태였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라오스 원정을 대비해 손흥민 카드를 아껴뒀다.

라오스전에선 우측 풀백 실험이 이뤄지지 않는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인 장현수(광저우 부리)는 그 동안 슈틸리케 감독의 포지션 변화 주문에 따라 우측 풀백으로 자리를 옮겨 출전했다. 그러나 라오스전에선 전문 풀백 자원인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출전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초반 팀이 안정을 찾으려면 윤영선보다는 일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김창수(가시와 레이솔)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문장도 바뀐다. '넘버 원' 김승규(울산)가 미얀마전이 끝난 뒤 기초군사훈련을 위해 입대했다. 김승규를 대신해 조현우(대구)가 대체발탁됐다. 그러나 대표팀 훈련과 A매치가 낯선 조현우보다 2인자의 자리를 노리는 권순태(전북)와 정성룡(수원) 중 한 명이 골문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A매치 경험이 풍부한 정성룡 쪽에 무게가 쏠린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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