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는 1년 농사의 시작이다. 그 문이 열렸다.
그 외 구단들은 '돈 앞에 장사는 없다'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다. 전북을 제외한 다른 기업구단들은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내실이 키워드지만 동시에 전북의 틈새도 노리고 있다. 성남을 제외하고 재정이 열악한 시민구단들은 '지키기'도 버겁다. 올 겨울 K리그 이적시장은 과연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중간 상황을 점검했다.
J리그 마쓰모토와 계약이 종료된 김보경도 전북과 협상 중이다. A급으로 분류되는 몇몇 선수들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전북의 힘은 역시 투자, 돈이다. 다른 구단들이 제시하는 연봉에 비해 첫 '숫자'가 다르다. K리그의 한 관계자는 "전북과 다른 구단이 똑같이 관심을 갖는 선수가 있다 하더라도 전북이 연봉으로 1~2장은 더 부른다"라고 말했다. 1장은 1억원을 의미한다. 전북이 이적시장에서 이길 수밖에 없는 구도다.
'대어'는 모두 전북으로 통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싹쓸이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전북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위해 더 강력한 '더블 스쿼드'를 내걸었다. 수비라인의 이탈과 영입이 변수지만 내년에도 '절대 1강'의 전선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C서울은 현상유지, 수원은 내실
FC서울은 내년 시즌 후 군입대하는 유상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천의 수문장 유 현을 수혈했다. 기존의 김용대는 다른 구단을 물색하고 있다. 은퇴한 차두리와 군입대한 이웅희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영입도 조용하게 진행 중이다. '뜨거운 감자'도 있다. 데얀이다. 베이징 궈안과 결별한 데얀은 친정팀인 서울행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최근 귀국한 데얀과 만났다. 데얀은 휴가 때마다 한국을 찾을 정도로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최 감독과도 종종 만나 회포를 푼다. 그러나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서울은 몰리나, 아드리아노, 오스마르, 다카하기 등 외국인 쿼터에 빈공간이 없다.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몰리나의 경우 재계약을 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외국인 쿼터의 누수가 생길 경우 데얀의 서울행은 가능하다. 그러나 높지 않은 확률은 부인할 수 없다.
정성룡과 이별하는 수원 삼성은 올 겨울 이적시장도 출혈이다. 전사적으로 구단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거품을 줄이는데 초첨을 맞추고 있다. 정성룡 외에도 몇몇 선수가 더 이탈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최근 "내년 가장 큰 고비가 될 것 같다. 구단이 어떤 방향으로 갈 지 걱정이다. 그것에 따라 내년에는 다시 시작해야 되나라는 생각까지 가지고 있다. 재창단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의 오늘이다.
봄은 오지만…
'제철가 형제'인 포항과 전남은 모기업 포스코의 긴축재정으로 구단 지원금이 30% 정도 축소된다. 기존 선수들이 잔류하면 고마울 뿐이다. 이적한다면 잡을 수 없다. B급으로 분류되는 선수들의 경우는 '정리 대상'이다.
SK가 모기업인 제주는 윤빛가람과 로페즈가 떠났다. 타국에서 뛰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해외파와 외국인 선수들로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김승규가 이적하는 울산 현대도 적극적인 변화를 준비 중이다. 다만 '꿀 영입' 소식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시민구단의 경우 성남이 내년에도 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관건은 역시 외국인 선수의 영입이다. 올해의 경우 야심차게 영입한 선수들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 따라 성남의 그림은 달라질 수 있다. 인천과 광주, 내년 시즌 클래식으로 승격하는 수원FC도 시민구단이다. 이들 구단은 현상만 유지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현실이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각 구단의 상황이 극과 극이지만 그래도 봄은 온다. 올 겨울 이적시장도 클라이맥스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