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더비'의 등장으로 복잡해진 연맹 일정 짜기

기사입력 2015-12-17 18:22



한 시즌 일정을 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올 시즌 기준으로 K리그 클래식은 총 228경기를 펼쳤다. 프로축구연맹은 매 겨울마다 다양한 기준을 통해 일정을 만든다. 일단 장소를 봐야 한다. 경기 간 이동거리가 너무 멀거나, 특정 권역에 경기가 너무 집중되지 않아야 한다. 경기 시각도 중요하다. 주중, 주말 경기 분포도 따져봐야 한다. TV 중계를 위해 요일과 시간을 분산해야 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의 경우에는 이 일정도 챙겨야 한다. 한 라운드에 빅매치가 몰려도 곤란하다.

2016시즌에는 기준이 늘어났다. 수원FC의 승격 때문이다. 수원FC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감격의 승격 드라마를 썼다. 기존의 수원 삼성과 '진짜 더비'의 시대를 열었다. K리그는 본격적인 연고제도가 정착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한 도시-두개의 클럽'을 보유하게 됐다. 수원FC의 홈구장 수원종합운동장과 수원 삼성의 홈구장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자동차로 2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양 팀의 서포터스를 제외하고 중립팬들은 수원시에 자리한 두 팀의 경기를 자주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만약 두 팀이 같은 라운드에 함께 홈경기를 치를 경우 수원 축구팬들이 분산될 수 밖에 없다. 다음 시즌 관중 증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연맹은 이 부분을 고려해 일정을 조율 중이다.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와의 일정과도 겹치지 않게 신경을 쓰고 있다. 수원종합운동장과 KT위즈의 홈구장 위즈파크는 나란히 위치해 있다. 주차 등을 고려해 같은 날 경기하지 않도록 조절하고 있다.

복잡한 셈법의 결과물은 조만간 세상에 나온다. 이미 초안 작업은 완료했다. 대한축구협회와 FA컵 일정을 두고 마지막 정리를 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과의 마무리 검토 작업을 마치면 내년 일정이 완성된다. 연맹은 내년 K리그 개막일을 올해와 비슷한 3월 초로 잡고 있지만 올해보다 이른 11월에 모든 일정을 마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2015년 막바지 일정이 늘어졌다는 의견 때문이다. 실제로 각 팀 들은 가장 경기하기 좋은 11월 단 3경기 밖에 하지 않았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과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일정 등의 여파 때문이었다. 연맹은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최대한 타이트하게 마지막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