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혼자서 11명을 모두 제칠수는 없는 법이다.
에버턴전 뿐만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최근 교체 투입된 경기에서 의욕은 앞섰지만 팀에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달라진 토트넘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10월 중요한 전술변화를 꾀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던 델레 알리를 섀도 스트라이커로 올리고, 무사 뎀벨레를 알리 자리에 넣었다. 중앙 지향적인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에릭 라멜라를 좌우에 배치했다. 이 조합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뎀벨레는 트레이드마크인 엄청난 키핑력을 바탕으로 공수를 조율했고, 후방에 있던 알리는 2선으로 배치되며 공격력을 폭발시켰다. 에릭센과 라멜라는 무한 스위칭과 무한 침투로 공격에 활로를 찾았다. 2선 침투가 활발해지자 뒤로 내려와 플레이하는 것을 즐기는 해리 케인도 살아났다.
해법은 역시 '선배' 박지성이다. 박지성의 움직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손흥민보다 스피드도 느렸고, 폭발력도 떨어지고, 슈팅도 약했던 박지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롱런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월드클래스급의 오프더볼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도 "박지성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공간 지각 능력을 갖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지성은 이를 바탕으로 공수를 누비며 어느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했다. '오프더볼'은 손흥민이 더 높은 레벨로 올라서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