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日2차 전훈 '수송작전' 펼친 이유는?

기사입력 2016-02-02 16:50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집 떠나면 고생이다.

동계 해외 전지훈련은 단순히 '몸'만 움직여서 되는 게 아니다. 훈련 중 사용할 볼 부터 갈아입을 옷가지와 먹거리 까지 준비할 게 수두룩 하다. 낮선 현지 환경 적응도 중요하지만 시즌을 앞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무엇 하나 소홀할 수 없다. 각 구단 살림꾼인 주무들은 전지훈련을 앞둔 시기만 되면 극도로 예민해진다. 대부분의 준비사항을 꼼꼼히 체크하지만 빠지는 경우도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작은 실수가 팀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신중 또 신중하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25세 이상 선수들은 더 움직여야 한다. 병무청으로부터 국외여행허가서를 받아야 훈련지에 동행할 수 있다. 이런저런 이유 탓에 대부분의 팀들이 전지훈련 앞두고 2~3일 정도 선수단 휴가를 통해 준비사항을 챙긴 뒤 재소집해 출국한다.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는 2일 일본 가고시마현 남부에 위치한 이부스키로 2차 동계 전지훈련을 떠난다. 울산은 지난달 5일부터 25일까지 태국 치앙마이에서 체력 훈련 위주의 1차 전지훈련 일정을 마친 뒤 귀국했다. 짧은 휴식을 취한 뒤 클럽하우스에 재소집해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그런데 2차 전지훈련 출국날 일정이 빡빡하다. 강동구장에서 오전 훈련 일정을 마무리 하고 짐을 꾸려 김해국제공항으로 이동해 후쿠오카행 비행기에 오른다. 후쿠오카 도착 뒤에는 고속열차인 신칸센으로 갈아타고 가고시마로 이동하고 다시 버스로 1시간 반을 달려 이부스키에 도착한다.

국내에서 가고시마국제공항으로 연결되는 비행편은 매주 일요일과 수요일, 금요일 단 3회 뿐이다. 이마저도 인천국제공항 뿐이다. 울산에서 인천을 경유해 가고시마로 날아가 버스로 이동하는 일정 자체가 선수단에겐 고역이다. 대안을 찾은 게 비행편과 열차, 버스와 연계한 이동법이다.

부산에서 후쿠오카까지 소요되는 비행시간은 약 40분으로 국내선보다 짧다. 후쿠오카에서 가고시마까지의 신칸센 이동시간도 1시간20분 안팎이다. 가고시마에서 이부스키까지의 버스 이동시간이 가장 길다. 하지만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 훈련 시간도 확보하면서 이동까지 하는 '일석이조'의 방법인 셈이다.

울산은 이부스키에서 실전 위주 훈련으로 전술 담금질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4일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옌볜 푸더와의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감바 오사카, 우라와 레즈(이상 일본) 등 강팀과 맞붙는다. 김신욱의 전북 이적 문제로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이부스키에서 시즌 성공의 해답을 찾는다는 각오다. 치앙마이에서 펼쳤던 단내나는 체력훈련의 성과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구정 연휴도 반납한 채 이부스키에서 구슬땀을 흘릴 계획이다. 울산 선수단은 17일 귀국해 시즌 개막 최종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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