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최효진"전남의 변화,선수들의 몸에서 시작됐다"

기사입력 2016-02-02 17:58




"선수들이 몸이 달라지고 있다."

'전남 캡틴' 최효진(33)이 새시즌을 향한 자신감의 이유로 몸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1일 밤(한국시각) 전지훈련지인 태국 방콕 SC파크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최효진은 전남의 혹독한 체력훈련을 언급했다.

최근 몇년간 전남의 체력훈련은 개인의 자율에 맡긴 부분이 많았다. 올해 동계훈련에서 전남은 서킷 트레이닝을 의무화했다. 각자에게 할당량과 시간을 정해주고 이를 반드시 완수하도록 했다. '챌린지 출신 골잡이'조석재는 가벼운 몸놀림을 위해 무려 5㎏를 감량했다. 하체 트레이닝으로 허벅지가 굵어진 선수들 사이에선 "맞는 바지가 없다"는 자랑같은 투정도 나온다. 베테랑 풀백 최효진은 "선수들의 변화가 몸에서부터 시작됐다"고 귀띔했다. "몸이 단단하게 잡혀가고 있다. 주장으로서 동료들의 몸이 좋아지는 걸 보니 든든하다"고 했다. '원조 몸짱' 최효진 역시 더 강해졌다. "타고난 근력이 있는 편이라 최근 웨이트트레이닝에 좀 소홀한 면이 있었다. 자율적으로 하다보면 힘들 때 타협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함께 한계치에 도전하다보니 몸이 정말 좋아졌다."

최효진은 지난 시즌 잔부상으로 고생했다. "완전히 치료하고 돌아왔어야 하는데 고참으로서 책임감이 앞서 서둘러 복귀한 것이 오히려 팀에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올시즌 체력훈련을 통해 자신감이 더 올라왔다. "몸이 가볍다. 느낌이 좋다"며 웃었다.

이종호, 임종은, 김동철 등 기존선수들이 떠난 자리를 새얼굴들이 채웠다. 최효진은 희망을 노래했다. 23세 이하 선수들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슬찬 한찬희 이지민 등 어린 선수들이 타팀에 비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19세 이하 대표팀에서 맹훈련중인 전남 유스 출신 '새내기' 한찬희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물건'이다. 찬희에게 "너 고교 랭킹 몇 위?"라는 농담을 자주 한다. 고교 랭킹 1위가 잘할 수 있게 도와줘야한다. 잘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공격 성향이 뛰어난 윙백으로서 후배들에게 적극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다짐했다. "배천석도 새로 왔다. 올해 전남에서 부활하게 도와주고 싶다. 가진 게 많은 선수다. 조금만 더 다독이고 몰아부치면 엄청 잘할 선수다. 스테보와 경쟁해야 한다"고 했다.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도움을 많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석재는 챌린지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선수다. 새팀에 오면 누구나 적응시간이 필요하지만 잘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주장 최효진은 노상래 감독과의 깊은 대화를 통해 감독의 속내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올해 27명의 선수단이다.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부상자, 경고누적 등 여러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모두 다 언제든 경기에 나설 수 있게 잘 준비돼 있어야 한다. 낙오되거나 배제되는 선수가 없이 모두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생 주장'일 것같은 최효진은 올시즌 전남에서 생애 첫 주장 완장을 찼다. "후배들을 잘 이끄는 주장, 존중받는 주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인천 시절 (임)중용이형, 포항 시절 (박)기동이형은 좋은 주장이었다. 존재만으로 든든했다. 서울에 있을 때 (박)용호형은 선수들을 아우르는 모습이 좋았다. 하대성, 김진규도 선후배 사이에서 조율을 잘했다"고 떠올렸다. "주장이라고 나서고 어필하기보다는 팀을 잘 이끌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전남 선수들은 삼삼오오 토론을 즐긴다. 미팅에서도 고참선수와 어린선수들이 스스럼없이 마음을 나눈다. 최효진 역시 '소통'을 강조했다. "고참뿐 아니라 후배들도 자신있게 자유롭게 말하는 팀 문화를 원한다. 어린선수들은 말을 하면서 스스로 책임감도 커진다"고 했다. "숙소 주장을 (김)영욱이에게 맡길 것이다. 허리 역할을 더 잘하라고, 더 적극적으로 선후배 사이에서 나서서 팀 분위기를 살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후배 사이 분위기가 좋은 팀, 서로 오고 싶어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효진은 여섯살 소유, 세살 지유의 재롱에 시름을 잊는 '딸바보' 아빠다. 새시즌 개인적으로도 변화가 있다. 2월 말 가족이 서울에서 광양으로 내려온다. 보다 안정감을 갖고 축구에만 올인할 수 있게 됐다. 최효진은 "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한달에 한두번 볼 때마다 훌쩍 자라 있었다. '아빠 가지 마' 할 때면 마음도 아팠다. 흔쾌히 내려와준 아내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방콕=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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