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대표이사 맞이한 인천UTD 풀어야 할 과제는?

기사입력 2016-02-10 19:45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해 열악한 환경을 딛고 FA컵 준우승의 쾌거를 달성하며 화제를 모았다. 한동안 대표이사 없이 표류하던 구단이 이제 신인 대표이사를 맞아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가 신임 대표이사를 맞았다.

인천시 고위 공직자였던 김광석 전 대표이사의 파견 복귀로 사실상 공석이 된 지 7개월만이다.

신임 대표이사는 박영복 인천시 정무특별보좌관(69)이다. 지난 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준을 받은 박 대표는 설연휴가 끝나면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지역 일간지 사장 출신인 그는 인천경실련 집행위원장, 인천시 정무부시장,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박 대표는 정무특보를 맡던 지난해 주말 휴일을 반납하고 인천 경기장을 빠짐없이 찾을 정도로 축구 등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깊다. 시민·경제단체와 공직을 두루 경험하면서 점잖은 인품의 합리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극심한 재정난과 내홍 등으로 흔들리던 인천의 구세주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밀린 숙제부터 풀어야 한다.

재정난 돌파구 마련하나?

인천 구단은 지난 1월분까지 선수단과 사무국의 체불 급여를 해결했다. 2015년 내내 체불 사태를 겪은 인천으로선 희소식이지만 급한 불만 껐을 뿐이다. 선수단 수당은 여전히 미해결이다. 이번에 지급한 급여도 인천시로부터 2016년도 예산 일부를 받은 것이지 구단 자력으로 자금줄을 마련한 게 아니다. 구단주인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해 7월 새 대표이사 공채가 여의치 않자 정의석 단장을 영입하면서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스포츠 컨설팅 업체 '올리브크리에이티브'의 대표인 정 단장은 '인천 유나이티드 경영진단 및 중장기 발전 전략' 컨설팅을 의뢰받은 인연으로 구단 경영까지 맡았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신규 스폰서 유치 등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체불 사태 역시 '언 발에 오줌누기'식으로 계속 이어졌다. 오히려 경비 절감 명분으로 고임금자라는 이유로 창단부터 헌신해 온 실·팀장과 외부 영입 임원(실장)을 정리해 구성원들 사기저하와 고용 불안감만 가중시켰다. 재정난 돌파구를 손쉬운 구조조정에 의지하는 행태에 대해 다른 K리그 구단들도 곱지 않은 시선이다. 박 대표가 인천 재정난의 근본적인 틀을 마련할지 관심사다. 그의 경력 대부분이 인천 지역경제와 관련된 분야여서 기대감은 더 크다.

애매한 집안 문제는 어떻게?

집안의 크고 작은 문제가 더 급하다. 구단에서는 이상 현상이 벌어졌다. 김도훈 감독이 2016년 계약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6시즌 대비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K리그 구단 중 유일하다. 구단 측은 그동안 김 감독이 유럽 출장 등으로 구단과 마주할 시간이 많지 않았을 뿐이지 구두상 원칙적인 협의를 한 상태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11일 3차 전훈을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는 김 감독이 2015년 시즌 종료 후 지금까지 스케줄에서 국내에 머물렀던 시간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약하다. 주변에서는 김 감독이 지난해 열악한 상황을 딛고 늑대축구 돌풍을 일으켰고, FA컵 준우승까지 이룬 업적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김 감독은 지난해 일부 챌린지 구단보다 적은 감독 최저 연봉에 임기 '1+1'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시즌이 끝났을 때만 해도 구단 측은 2∼3년 안정적인 임기에 연봉도 섭섭하지 않게 상향될 것이란 방침을 공언했다. 하지만 재계약을 완료가 자꾸 미뤄진 상황은 '화장실 갔다와서 마음 변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구단에 따르면 김 감독은 먼저 코치들의 재계약을 매끄럽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다. 제 몫 챙기기에 앞서 자신이 데리고 있는 코치진에 대한 의리를 생각한 것이다. 그런 김 감독에 대한 거취는 신임 대표가 정리해줘야 한다. 신임 대표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인천 유나이티드 주주연합의 반발도 풀어야 할 과제다. 박 대표는 지난해 대표이사 공모때 지원하지 않았고, 2014년 인천 구단 부실경영 감독소홀 책임으로 사외이사직에서 사퇴한 점을 지적받았다. 이로 인해 유정복 구단주의 낙하산 인사라는 시각도 있다. '가화만사성'이라고, 집안부터 다스려야 하는 게 박 대표의 시급한 과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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