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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에 있을 때에도 동료들과 이야기하지 않았다."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호날두는 "나는 맨유에 있을 때, 심지어 UCL에서 우승했을 때에도 리오 퍼디난드,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 등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했다. 호날두가 거론한 선수들은 당시 맨유의 핵심선수다. 지금까지도 전설로 회자되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호날두는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 친밀도의 척도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모두 프로다. 경기장에서 결과로 이야기하면 되는 관계"라고 선을 그었다.
호날두의 의견도 틀리지 않다. 그러나 축구는 팀 스포츠다. 호흡이 중요하다. 찰떡 호흡은 선수단의 분위기가 좋을 때 더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호날두는 "최고의 결과를 위해 베일, 벤제마와 다투기도 한다. 포옹하고 키스하고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성적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우리는 프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경질된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은 후 호날두-베일 불화설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베니테스 감독은 팀의 중심축을 호날두에서 베일로 옮겼다. 베일에게 더 중요한 역할, 더 돋보일 수 있는 임무를 부여했다. 호날두에게는 베일 '조력자' 옷을 입히려 했다. 맞지 않는 옷이었다. 경기 중 호날두가 불만을 품는 모습이 잦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베일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계약서가 노출됐다. 당시 드러난 베일의 이적료는 1억75만9417유로(약 1309억원)로 호날두가 갖고 있던 세계 최고 이적료 기록(9600만유로·약 1247억원)을 능가하는 액수였다.
대화보다는 결과로 이야기하겠다는 호날두. 지금까지는 유효하다. 호날두는 2015~2016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4경기에 출전해 21골을 터뜨렸다. 베일은 13골, 벤제마는 19골을 넣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리그에서 기록한 70골 중 이들 셋이 넣은 게 무려 53골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