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회장 선거 D-2, 유럽과 아시아의 대결로 압축

최종수정 2016-02-23 18:09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한 지아니 인판티노 UEFA 사무총장,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AFC 회장, 제롬 샹파뉴 전 FIFA 국제국장, 토쿄 세콸레 FIFA 반인종차별위원회 위원,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윗줄 왼쪽에서 시계방향). ⓒAFPBBNews = News1

'D-2'다.

지구촌 축구 수장을 선출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FIFA는 26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의 할렌스타디온에서 임시 총회를 열고 전 세계 축구를 이끌어 갈 새로운 '축구 대통령'을 선출한다.

약 9개월 간의 공백이 있었다. 제프 블래터 회장은 지난해 5월 FIFA 회장 선거에서 5선에 성공했지만 '비리의 덫'에 걸려 나흘 만에 백기를 들었다.

블래터 회장의 공백을 메울 이번 FIFA 회장 선거에는 바레인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51), 스위스 출신 지아니 인판티노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46),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41), 프랑스의 제롬 샹파뉴 전 FIFA 국제국장(58),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토쿄 세콸레 FIFA 반인종차별위원회 위원(63) 등 5명이 도전장을 냈다.

긴 줄다리기 끝에 선거 판세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셰이크 살만 회장과 인판티노 사무총장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FIFA 회장은 209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이 최다인 54표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UEFA와 AFC의 회원국이 각각 53표와 46표를 행사한다. 북중미카리브해연맹(CONCACAF)은 35표,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은 11표,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10표를 갖고 있다. 1차 투표에서 209개 회원국의 3분의 2를 넘는 140표 이상을 얻는 후보가 없을 경우엔 2차 투표로 넘어간다. 2차 투표에서는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현재로선 2차 투표에서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AFC 수장의 프리미엄을 앞세운 셰이크 살만 회장은 아시아의 지지에서 출발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가 셰이크 살만 회장의 지지를 선언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표를 합치면 100표가 된다. 산술적으로 셰이크 살만 회장이 다시 키를 쥔 듯 하지만 현실은 또 다르다. FIFA 회장 선거는 '비밀 투표'로 결정된다.

FIFA 회장을 사실상 독식한 유럽의 기득권이 무섭게 몰아치고 있다. 인판티노 총장은 비리 혐의로 8년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미셸 플라티니 회장을 대신해 FIFA 회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플라티니 회장의 후광은 대단했다. 유럽은 물론 남미와 북중미가 인판티노 총장에게 줄을 섰다. 투표권은 없지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 조제 무리뉴 전 첼시 감독 등도 인파티노 총장의 지지를 선언했다.


인판티노 총장은 셰이크 살만 회장 편에 선 아프리카의 표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 유세장으로 아프리카를 선택했다. FIFA 사무총장에 아프리카 출신을 기용하겠다고 공약한 그는 현재 남아공을 방문중이다. 그는 23일 토쿄 세콸레 위원과 함께 기자회견에 등장해 "아프리카의 국가 수반들과 만나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과반이 나를 지지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의 말대로 아프리카의 이탈표를 흡수할 경우 셰이크 살만 회장을 따돌리고 FIFA 회장에 당선될 수 있다. 세콸레 위원도 선거 전 후보에서 사퇴한 후 인판티노 총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한다. 인판티노 총장의 지지표에서도 이탈표는 나올 수 있다. 막판 후보들간의 합종연횡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 변수도 있다. 블래터 회장의 행보다. 그는 플라티니 회장과 함께 8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영향력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최근 특정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아군'이 FIFA의 새로운 수장이 돼야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FIFA 회장 선거가 마지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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