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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염기훈-권창훈)'한 너희를 믿는다."
이번 수원-감바전은 미니 한-일전이라 불린다. 신태용호가 지난달 30일 일본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에서 통한의 역전패(2대3)를 한 뒤 열리는 복수 대리전이다.
사실 수원에게 험난한 한-일전이다. 한-일전이란 그 자체부터 부담 백배인데 이번 겨울 전력보강이 이렇다 할 만큼 이뤄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스페인 전지훈련과 국내 훈련 과정에서 부상자마저 속출했다. 현재 홍 철 구자룡 김건희 김종민 이상호 신세계 등이 부상자 리스트에 올라 감바전 출전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저래 열악한 상황.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버텨야 한다. 그래서 수원이 키플레이어로 염기훈과 권창훈을 기대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염기훈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바 골키퍼 히가세구치로부터 요주의 대상으로 지목됐다. 염기훈의 주무기인 왼발 크로스가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염기훈은 자신있게 응수했다. "감바의 경기 영상을 분석하니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려주는 게 새삼 중요하더라. 24일 경기에서도 나의 크로스로 득점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어 염기훈은 "작년 시즌 시작 전에 이상하게 컨디션이 좋다고 말한 적이 있었고, 나의 도움을 통해 득점 장면이 많이 나왔다"면서 "그런데 올해는 작년보다 컨디션이 더 좋은 것 같다"며 작년보다 업그레이드된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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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은 이번 감바전에서 공격의 핵심을 이끌어 갈 전망이다. 신입 용병 공격수 이고르가 입단한 지 20여일밖에 안돼 아직 녹아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원으로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외국인 공격자원이던 카이오와 일리안이 팀을 떠난 가운데 큰 부상은 아니지만 김건희와 김종민마저 당장 쓸 수 없다. 특히 청소년대표 출신 김건희(21)는 대학 시절 뛰어난 골 능력으로 입단 이전부터 차세대 골잡이로 주목받았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도 최전방 훈련을 잘 받아왔는데 부상으로 인해 일시 정지하게 됐다.
이제 최전방 공격수로 이고르밖에 안 남았다. 베테랑 염기훈의 리드가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권창훈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새로운 '대세'다. 지난해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발탁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슈틸리케 감독과 한국 축구팬의 기대에 부응했다.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6경기 5골로 세계 최초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일등공신이 된 권창훈은 이제 수원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최전방의 이고르가 외롭지 않도록 하고 '큰형님' 염기훈을 왼발이 빛나게 하려면 권창훈의 공격 본능이 더 절실하다. 때로는 염기훈이 이끌고 권창훈, 산토스가 받치는 2선 공격라인이 적응 중인 이고르의 부족함을 채워야 한다.
권창훈은 '신태용호' 출장을 다녀오느라 팀훈련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지난 18일 용인시청과의 연습경기(4대1 승)에서 골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도하 역전패'의 통한이 아직 생생한 권창훈이다. 이제 주장 염기훈과 의기투합해 되갚아 주는 일만 남았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감바의 플레이 특성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 일본 원정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항상 승리할 만큼 우리 선수들은 일본전에 자신감이 있다. 반드시 승점 3점을 따내겠다"며 필승의지를 다졌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