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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수원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G조 1차전 감바 오사카와의 경기에서 득점없이 0대0으로 비겼다.
수원 구단은 이날 경기를 미니 한-일전이라고 칭했다. 권창훈 연제민이 소속했던 올림픽대표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일본과의 결승전 패배(2대3)를 갚아주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원은 감바 앞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한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대신 올 시즌 전력 약화를 우려했던 걱정에서는 작은 희망을 보였다.
개막전에서 일본 클럽과 상대한 경우로 범위를 좁히면 2승1무로 우세를 점하고 있다. 2009년 가시마 앤틀러스(4대1 승), 2015년 우라와 레즈(2대1 승)와의 경기를 이겼다. 2010년 유일하게 무승부를 기록했던 상대가 감바였다. 당시 수원은 ACL에서 감바를 처음 만났는데 1무1패를 기록, 감바 앞에서만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이날 무승부로 2무1패가 됐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긍정적인 요소는 찾았다. 수원은 올 시즌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우려됐다. 주축급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보강된 전력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통의 명가 수원다웠다. 위기에서 강했고 경기를 리드할 줄 알았다. 이날 감바전에서 수원은 외국인 선수 산토스 1명밖에 기용하지 못했다. 용병이라곤 2명 뿐이었는데 신입 선수 이고르마저 전날 훈련 도중 경미한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졌다. 서정원 감독은 신인 김건희를 원톱으로 내세웠다. 멤버로 보면 지난해 J리그에서 득점머신으로 이름을 날린 패트릭과 우사미를 앞세운 감바가 막강했다. 하지만 이들은 수원의 수비망에 꽁꽁 묶였다. 전반 17분 패트릭의 슈팅이 왼쪽 골기둥을 맞힌 것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위기는 없었다. 이에 반해 수원은 경기를 박진감있게 이끌었다. 그 중심에 '쌍훈' 염기훈-권창훈이 있었다.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한 원톱 김건희를 보완하기 위해서 염기훈과 권창훈의 공격 가담이 더 필요했다. 염기훈과 권창훈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감바 문전을 줄기차게 위협했다. 골대를 살짝 살짝 빗나가는 슈팅이 아쉬울 뿐이었다. 특히 권창훈은 전반 41분 고차원의 절묘한 힐패스를 받아 슈팅을 날렸지만 왼쪽 골기둥에 맞는 바람에 땅을 쳐야 했다. 터질 듯, 터질 듯 애만태운 슈팅이 아쉬웠지만 우려했던 것보다 명가 수원 삼성의 저력을 보여준 전반이었다.
비록 골이 터지지 않았지만 후반도 수원의 페이스였다. 서 감독은 임대 복귀한 김종우와 신인 은성수를 교체 투입하며 골 욕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전반과 마찬가지로 수원은 볼 점유율을 리드하며 감바를 여전히 압박했다. 특히 슈팅 가능지역에 공이 투입되면 볼키핑력과 패스워크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승점 1점에 만족하려는 듯 밀집수비로 바짝 끌어내린 감바의 방어적 경기운용이 야속할 따름이다. 신인 김건희가 후반 26분 긴패스를 받아 마음껏 내지른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고, 45분 김종우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맞히면서 또 땅을 쳤다. 서 감독은 종료 5분을 남겨놓고 김건희 대신 공격수 김종민을 승부수로 띄웠지만 끝내 골문은 열지 못했다. 경기 내용에서 압도하고도 마무리를 하지 못한 수원. 아쉬움만 연이어진 이날 경기에서 수원이 올 시즌 풀어야 할 과제도 나왔다. 축구는 결국 골로 말해야 한다. 마지막 매듭을 풀지 못한 이날 경기력은 지난해보다 약해진 수원의 이면이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