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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훈남'보다 '베테랑'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수식어가 됐다.
더 이상 '노장'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자리가 됐다. 김용대는 "작년엔 경기장 안에서 인사했던 선수가 (김)병지형 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병지형도 없어졌다"고 웃은 뒤 "병지형이 그 나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몸관리 뿐만 아니라 기량까지 뒷받침이 됐기 때문이다. 노장은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주변에서 말이 많아진다. 기복없이 실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지(706경기)에 이어 현역 골키퍼 최다 출전 2위(394경기) 기록을 갖고 있는 김용대는 "아무리 많이 뛰어도 병지형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 같진 않다"고 웃으며 "이제 매 경기가 간절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큰 목표보다는 매 경기 주어지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지 모르는 만큼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용대의 합류로 울산은 '명가 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지난해 시즌 초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울산은 극도의 부진 속에 스플릿 그룹B로 추락했다. 올 시즌 목표는 그룹A 진입을 넘어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과 우승이다. '절대 1강' 전북 현대 뿐만 아니라 '친정팀' FC서울까지 넘어서야 이뤄낼 수 있는 목표다. 김용대는 "내게 볼이 많이 오지 않는 게 팀에겐 좋은 일"이라며 "윤정환 감독님이 '골을 내주지 않으면 적어도 승점 1은 딸 수 있다'는 말을 곧잘 한다. 공감하는 부분이다. 골은 공격수가 넣는 것이지만 골을 막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FC서울에서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 '서울맨'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 같다"며 "서울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만큼 애정이 남다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울산 선수다. 서울에 대해선 좋은 추억만 가져가고 싶다. 경기장 안에선 김용대라는 선수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