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2강' 최강희와 최용수 가시돋힌 설전, "결국은 내 발 밑"

기사입력 2016-03-07 17:4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가 7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올시즌 2강은 전북과 서울?'이라는 질문에 감독들이 OX 팻말을 들어 답하고 있다.
올시즌 K리그는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과 서울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8개월 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07/

역시 관심은 '절대 2강'의 입에 쏠렸다.

최강희 전북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이 주연 중의 주연이었다. '2강 체제에 동의하느냐', K리그 클래식 12개팀 감독에게 물었다. 'OX 퀴즈'였다. 최강희 감독과 최용수 감독은 'X'를 든 반면 그외 10개팀 감독들은 'O'라고 대답했다. '다크호스'인 김학범 성남 감독은 "동의한다. 두 팀이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한 건 맞다. 데이터상 무조건 인정한다"고 했다.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도 온도 차는 있었지만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동의하지만 축구는 예상대로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시즌 중반 이후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르지만 현재는 동의한다."

반면 최강희 감독은 "1강 11중이다. 1강은 FC서울이다"며 부담을 피하려했다. 최용수 감독도 "1강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우리가 들어갈지는 모르지만 전북, 수원 삼성, 포항 등의 4강 체제가 될 것 같다"며 한 발을 뺐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둔 K리그의 오늘이었다.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이 12일 드디어 개막된다. 첫 단추는 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였다. 결전에 앞서 '입심 대결'이 먼저 수를 놓았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가 7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렸다. 12개 구단 감독들이 우승트로피에 손을 대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시즌 K리그는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과 서울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8개월 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07/
출발선은 동일하다. 하지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세상은 달라진다. 다만 시즌은 긴 호흡이다. 희비는 늘 뒤바뀔 수 있다. 올 시즌 뚜껑이 열리진 않았지만 클래식 구도는 전북과 서울의 2강 체제로 전망되고 있다. 공교롭게 전북과 서울은 12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올 시즌 공식 개막전에 초대받았다. 전북은 K리그 챔피언, 서울은 FA컵 우승 자격으로 무대에 오른다.

엄살이 먼저였다. 최강희 감독과 최용수 감독은 이구동성으로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두 팀 모두 10백을 쓰기로 합의했다. 선수들은 하프라인을 넘어가면 벌금"이라며 웃었다. 그리고 최강희 감독은 "첫 번째 목표는 전북의 숙명이 돼 버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도전이다. 오늘 행사장에 오기 전까지 K리그 3연패도 목표였는데 목표도 수정해야 할 것 같다. 감독 공통 질문 사항 중 '밑에다 두고 싶은 팀은'이라는 질문이 있는 것 같은 데 모두가 전북을 이야기하더라. 올 시즌 K리그의 목표는 강등 탈출"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용수 감독의 전략은 달랐다. 피아식별을 분명히 하자며 동료 감독들을 부추겼다. "2년 전에 전지훈련캠프 사석에서 전북이 1강이 될 것이라며 잘못된 정보를 흘렸다. 그런데 사실이 돼 버렸다. 전북이 2년 연속 K리그 가장 높은 위치에 있었다. 모든 감독님이 전북에 경직돼 있는 것 같다. 모두 힘을 합치면 전북을 끌어내릴 수 있다. 두려움에서 탈피해 11개팀이 연대하자."

서울은 먼저 문이 열린 ACL 2경기에서 무려 10골을 몰아치며 2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전북은 1승1패로 명암이 교차했다. 최용수 감독은 "ACL 2경기는 K리그와는 다르다. K리그에서는 슬로 스타트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첫 경기가 전북이다. 올 시즌 슬로 스타트에서 벗어나려면 더 팀이 결속돼야 된다.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 슬로 스타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톱은 물론 숨겼다. 그는 "K리그 활성화를 위해선 흥미로운 경기를 해야 하지만 각팀마다 색깔이 있다. 상대의 훌륭한 공격수에 대비 수비 훈련을 더 해야 한다. ACL에선 기대한 골 수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며 웃었다.


가시돋힌 설전도 이어졌다. 전북은 ACL과 K리그, '더블'을 위해 김신욱 김보경 이종호 로페즈 고무열 파탈루 김창수 임종은 최재수 등을 수혈했다. '폭풍 영입'이었다. 서울은 복귀한 데얀을 비롯해 유 현 신진호 주세종 조찬호 정인환 심우연 등의 영입으로 맞불을 놓았지만 수적으로 전북과 비교가 되지 못한다.

최용수 감독이 먼저 자극했다. "전북의 절대 1강에 맞서 우리가 대항마로 부상되고 있는 부분은 기분 나쁘지 않다. 충분히 해볼만 한 준비를 하고 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은 떨어지지 않지만 전북보다 조금 부족한 점은 투자다." 그러자 최강희 감독은 "전북은 돈을 많이 안 쓴다. 선수 팔아서 살림산다"고 응수했다.

그렇다고 진심은 숨기지 않았다. '이 팀 만큼은 내 발밑에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공통 질문이 나왔다. 최강희 감독의 말대로 개막 미디어데이 직전 감독들의 간담회에서는 모두가 전북을 지목하자고 약속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최강희 감독은 "서울", 최용수 감독은 "전북"을 지목했다. 서정원 감독과 김학범 감독도 "서울"을 꼽아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에도 '공공의 적'이 됐다.

전북과 서울의 '2강 전쟁', 그 막이 올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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