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K리그는 잠시 잊고, ACL 운명의 3차전

기사입력 2016-03-14 20:43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프로축구 개막전이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 골키퍼 유현이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전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3.12/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이 드디어 개막됐다. 12개팀의 뚜껑이 모두 열렸다.

하지만 프로축구는 두 개의 세상이 공존하다. '빅4'인 전북 현대와 FC서울,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는 K리그를 잠시 잊어야 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3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다시 결전이다. 전북은 15일 안방에서 베트남 빈즈엉, 수원은 이날 호주 원정에서 멜버른 빅토리와 격돌한다. 16일에는 서울이 원정에서 산둥 루넝(중국), 포항은 홈에서 시드니FC(호주)와 충돌한다.

먼저 혈전에 돌입하는 최강희 전북 감독은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다. 홈에서는 어떤 팀을 상대해도 이겨야 1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K리그 개막전을 끝내자마자 멜버른행 비행기에 올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렸다. 내일 뛸 전력은 솔직히 1.5군"이라며 "지난 동계훈련에서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의 클럽팀들과 연습경기를 통해 경험을 쌓은 유능한 젊은 선수들이다. 내일 경기를 보면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은 K리그 개막전에서 서울을 1대0으로 꺾은 반면 수원은 성남에 0대2로 패했다. 두 팀 모두 ACL에서 갈 길이 바쁘다. 전북은 E조 1차전에서 FC도쿄(일본)를 2대1로 꺾었지만 원정에서 열린 장쑤 쑤닝(중국)과의 2차전에선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1승1패인 전북은 장쑤(1무1패)에 이어 조 2위에 포진해 있다. 각조 1, 2위가 16강에 오르지만 1위를 차지해야 16강 대진에 여유가 있다. 최강희 감독이 "조 1위"를 노래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1무1패인 빈즈엉은 E조 최약체로 꼽히고 있다. 3차전은 조별리그의 반환점이다. 승리하는 것은 당연하고, 전북은 내심 소나기 골도 노리고 있다.

수원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긴 수원은 상하이 상강(중국)과의 2차전에선 1대2로 패했다. 1무1패로 G조 최하위에 처져 있다. 호주 원정이 고행길이지만 첫 승이 절실하다. 서정원 감독은 "멜버른이 G조 1위지만 승부를 예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14일 중국 원정길에 오른 서울도 운명의 3차전이다. 2경기에서 10골을 몰아친 서울은 2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산둥도 2연승을 거둬, 두 팀의 충돌은 F조 1위 싸움의 분수령이다. 서울은 전북과의 K리그 개막전에서 패한 아쉬움을 털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다만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해도 나쁘지 않은 만큼 운신의 폭은 넓다.

H조의 포항은 디펜딩챔피언 광저우 헝다(0대0 무)와 비긴 후 숙적 우라와 레즈(일본)을 1대0으로 물리치며 1승1무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시드니도 만만치 않다. 시드니는 안방에서 열린 '우승 후보' 광저우 헝다와의 2차전에서 2대1로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다.


포항은 K리그 개막전에서 난타전 끝에 광주FC와 3대3으로 비겼다. 상대가 약체로 꼽히고 있는 광주라 찜찜한 뒷 맛이 있다. ACL 조별리그의 방정식은 명확하다. 홈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빅4'의 여정은 쉼표가 없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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