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냉철+독려' 포체티노의 90분 따라잡기

기사입력 2016-03-21 05:42


ⓒAFPBBNews = News1

[화이트하트레인(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경기 상황과 감독의 활동량은 반비례한다. 상황이 좋으면 감독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그 반대라면, 감독의 활동량은 박지성급이 된다.

'추격자' 토트넘이 21일 새벽(한국시각) 홈구장인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본머스를 만났다. 이미 하루 전 레스터시티가 크리스털팰리스를 눌렀다. 토트넘과의 승점차를 8점으로 벌렸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했다. 상대는 본머스였지만 그 뒤에는 앞서나간 레스터시티가 있었다. 90분의 추격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90분을 따라가봤다.

요리스를 향한 엄지

시작하자마자 골이 터졌다. 카일 워커의 크로스를 해리 케인이 골로 연결했다. 다들 열광했다. 포체티노 감독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후 그의 시선은 케인이 아닌 뒤로 향했다. 요리스 골키퍼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공격의 시작이 요리스였다. 빠른 전진패스로 기회를 만들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잊지 않고 있었다.

전반 16분 델레 알리의 패스를 케인이 다시 골로 연결했다. 골을 확인한 포체티노 감독은 바로 몸을 돌려 코칭스태프와 다음 상황을 의논했다. 쿨한 냄새가 진동했다.

이후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내내 앉아있었다. 세트 피스 상황이나 상대 감독에게 시야를 가렸을 정도에만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나왔다. 종종 케인과 에릭 라멜라에게 위치 조정을 지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반 중반까지는 대부분 자리에 앉아있었다.

뛰고 또 뛰어라

전반도 중반이 넘어서자 포체티노 감독이 본격적으로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나섰다. 선수들을 독려했다. 요지는 하나 "무브(Move)" 즉 "움직여"였다. 이미 2골을 앞서 있는 상태였다. 선수들이 해이해질 수 있었다. 집중력이 필요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계속 움직이라며 소리쳤다.


후반 포체티노 감독은 거의 대부분을 서서 지도했다. 수비진과 최전방 가리지 않고 뛰라고 독려했다. 최전방에서 케인이 볼을 내주자 즉각적인 압박을 요구하기도 했다. 후반 6분 세번째 골이 나왔다. 그제서야 포체티노 감독은 한숨 돌렸다는 표정으로 자리로 돌아가 물을 마셨다 .

수읽기 그리고 손흥민

후반 중반에 들어서자 포체티노 감독은 수읽기에 들어갔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서 경기를 주시했다. 종종 코칭 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눴다. 상황에 대한 분석 그리고 교체 타이밍을 잡는데 집중했다.

문제는 기동력이었다. 계속 오른쪽 라멜라 쪽이 뚫렸다. 결국 톰 캐롤을 집어넣었다. 이어서 허리에서도 공간을 내줬다. 알리를 빼고 라이언 메이슨을 넣었다. 허리를 강화했다. 마지막은 나세르 샤들리였다. 에릭 다이어의 대체자로 샤들리를 넣었다. 이날 다이어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다이어에게 기립 박수를 받게 해주려는 포체티노 감독의 배려였다. 이 와중에 손흥민은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경기 상황 때문에 투입할 여유가 없었다. 90분 내내 몸만 풀다 벤치로 돌아왔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포체티노 감독은 얼굴에 표정 변화가 없었다. 상대 감독과 악수를 한 뒤 그대로 뒤돌아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아직 따라잡아야할 5점이 남아있었다.

그래도 선수들에 대한 칭찬은 잊이 않았다. 경기 후 포체티노 감독은 "오늘 조직력이 좋아서 너무나 기쁘다. 우리는 환상적이었다"고 기뻐했다. 이어 "초반에 골을 넣은 것이 주효했다. 그리고 경기 내내 좋은 집중력을 선보였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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