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전]슈틸리케 기대에 부응한 '9번' 석현준

기사입력 2016-03-27 23:17



경기에 뛰지 못하는 유럽파는 A대표팀의 고민이다.

하지만 '석라탄' 석현준(25·포르투)은 예외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은 아직 소속팀에서 주전 확보를 하지 못 했다. 하지만 그가 포르투갈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명문 클럽인 포르투에 입단한 사실은 석현준 스스로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는 증거가 된다. 포르투에서 뛴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석현준이 그 믿음에 보답했다. 석현준은 27일(한국시각) 오후 9시 30분 태국 수파찰라사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평가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석현준은 후반41 분 황의조(성남)와 교체돼 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찌감치 태국전 원톱으로 석현준을 낙점했다. 24일 레바논전에서 비행기와 병무청 방문 등의 이유로 교체멤버로 출전한 석현준은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태국의 수비진은 파워넘치는 석현준의 움직임을 막지 못했다. 최전방 원톱으로 나선 석현준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을 펼쳤다. 백미는 전반 5분 터뜨린 선제골이었다. 고명진의 패스를 잡아 골문을 확인한 후 대포알 같은 슈팅으로 태국의 골망을 갈랐다. 지난해 11월17일 레바논(5대0 승)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골을 넣은 후 132일만의 A매치 골이었다. 포르투갈 리그에서 보여준 슈팅 그대로였다.

석현준은 시종 위협적이었다. 전반 10분에는 오버헤드킥을, 26분 헤딩을 시도했다. 후반 1분에는 남태희의 스루패스를 받아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살짝 빗나갔다. 석현준은 이제 A대표팀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었다. 움직임이나 부분 전술에서 100% 녹아들었다. 이정협이 중앙으로 올때 사이드로 빠지거나, 기성용과 순간적으로 위치를 바꾸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후반 미드필드에서 볼이 배급되지 않자 내려와서 연계를 하는 모습도 좋았다. 34분에는 오른쪽을 돌파하며 이청용에게 결정적인 크로스를 내주기도 했다.

이번 2연전은 석현준 이정협(울산) 황의조 '빅3'가 처음으로 함께 한 무대였다. 석현준 이정협이 2경기서 나란히 1골씩을 넣었지만 원톱으로 갖는 무게감은 석현준 쪽으로 가고 있다. 등번호 9번이 점점 잘어울리는 석현준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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