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신태용호 에이스' 황희찬 "2012년 성적 넘어서고파"

기사입력 2016-04-09 04:28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눈빛이 살아있었다. 기대를 하게 만드는 눈빛이었다. 8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20·레드불 잘츠부르크)을 만났다.

황희찬은 유망주다. '초특급'이라는 수식어를 붙일만한 선수다. 포항 유스팀 소속으로 한국 축구를 '씹어먹었'다. 유럽이 주목했다. 오스트리아 명문 레드불 잘츠부르크가 스카웃했다. 바로 오스트리아 2부리그 FC리퍼링으로 임대됐다. 레드불 잘츠부르크의 엘리트 코스였다. 리퍼링에서 뛰게 하며 경기 경험을 쌓게 한다. 황희찬은 1시즌 반 동안 리퍼링에서 뒤며 13골 9도움을 올렸다. 맹활약에 레드불 잘츠부르크도 황희찬을 불렀다. 조기 복귀였다. 초특급 유망주라고 부르지만 정작 본인은 겸손했다. 인터뷰 내내 조곤조곤한 말투로 이야기했다. 그리고 살아있는 눈빛으로 자신의 진심을 전달했다.

계속된 배움

1시즌 반 유럽에서의 시간은 배움의 연속이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하나하나 새로 시작했다. "훈련할 때 태도가 확실히 다르다"고 말문을 열었다. "집중력이 높다. 절대적인 시간은 길지 않다"고 덧붙였다.

경쟁의 밀도 때문일 것이다. 레드불 잘츠부르크만 하더라도 29명의 선수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 가운데 오스트리아 국적은 7명 밖에 없다. 전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이 뛰고 있다. "경쟁이 심하다보니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기 위해서 서로 노력한다. 그게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짚었다.

자신 스스로 내린 결론도 있다. 바로 '자신감'이다. "자신감을 가져야 가지고 있는 것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다. 모든 것의 기본은 자신감이더라"고 했다.

계기가 있었다. 황희찬은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대표팀의 일원으로 2016년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소화했다. 그리고 팀에 복귀했다. 연습경기에 나서며 신임 오스카 가르시아 감독의 눈에 들었다. 하지만 바로 허벅지를 다쳤다. 3주 정도였지만 어려운 시간이었다. 재활을 하는 사이 다른 선수들이 치고 올라왔다. 팀에 복귀했지만 주전 경쟁이 심했다. "부상으로 쉬고 들어오다보니까 위축됐다. 내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고 말한 그는 "이제는 다시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하고 있다. 부상 전과 비교했을 때 60~70%의 몸상태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나아가겠다"고 했다.

올림픽


청소년대표 시절 황희찬은 세계무대와는 인연이 없었다. 16세 대표와 19세 대표 시절 아시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황희찬에게는 쓰디쓴 아픔의 기억이었다.

그런 황희찬이기에 이번 2016년 리우올림픽은 남다르다. 세계무대 데뷔 무대다. 현재 황희찬은 신태용호의 주전 공격수로서 자리매김했다. 그는 "올림픽은 23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의 제전이다. 우리도 어린 나이에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충분히 도전해볼만하다"고 했다. 직전 대회인 2012년 런던에서 한국은 동메달을 따냈다. 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4년 후 후배들에게는 그 성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비교 잣대기 때문이다. 황희찬은 당찬 모습을 보였다. "분명 2012년 당시 형들이 대단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들에게도 그게 자극이 되고 있다.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도 높은 목표를 세웠다. 3위를 넘어 그 이상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세세한 준비도 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 예선에서는 공격적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다이아몬드현 4-4-2를 들고 나왔다. 공격으로 상대를 눌러버렸다. 하지만 세계 무대는 다르다. 세계에서는 한국이 약체다. 때문에 신 감독도 스타일을 바꿨다. 3월 열린 알제리와의 2차례 맞대결에서 신태용 감독은 허리를 두텁게 하는 4-2-3-1 전형을 들고 나왔다. 다만 황희찬은 거기에 없었다. 부상 때문이었다.

황희찬은 "올림픽에서는 수비 후 역습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미 준비는 돼있다. 그는 "유스 시절이나 리퍼링, 그리고 지금 뛰고 있는 레드불 잘츠부르크도 역습에 능하다. 강팀이지만 시종일관 공격만 하는게 아니다. 수비를 탄탄히 한 뒤 빠른 공격으로 골을 넣는다. 충분히 내 몫을 해낼 수 있다"고 다짐했다.

손흥민(24·토트넘)의 합류도 기대했다. 그는 "손흥민 선배가 오면 우리들에게는 큰 영광"이라며 "많이 배우면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석현준(25·포르투)의 합류도 기대했다. "석현준 선배 역시 만약에 온다면 우리 팀에게 큰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한 그는 "포지션 경쟁은 큰 의미가 없다. 올림픽에서는 무조건 성적이다. 석현준 선배가 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목표

황희찬은 당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선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다. "월드컵은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꿈꿔온 무대"라고 했다. 물론 아직 자신의 상황은 잘 알고 있다. "난 부족함이 많다"고 고백한 그는 "지금 이 팀에서 잘 배우고 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래야 기회가 있을 것이고 내 꿈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이상의 목표도 살짝 공개했다. 더 큰 팀에서 뛰고 싶다는 것. 그는 "세계 최정상급의 팀에서 뛰는게 목표"라면서 "그를 위해 최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눈빛으로 "한국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라고 파이팅을 외쳤다.

황희찬이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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