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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꿈꾸는 자는 아름답다. 그리고 그들의 집합체인 '꿈꾸는 팀'은 더 아름답다. 영국 맨체스터에는 '조금 다른 꿈'을 꾸고 있는 팀이 하나 있다. FC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 FC유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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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맨의 홈구장 브로드허스트파크는 올드 트래퍼드와는 정반대편인 북동쪽에 있었다. 올드 트래퍼드로 향하는 트램만 북적일 뿐, 브로드허스트파크로 향하는 버스에는 몇명 타고 있지 않았다.
버스가 맨체스터 시내를 벗어났다. 외곽으로 향했다. 길거리에 조금씩 유맨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경기장에 가까워왔다. 생각보다 놀라웠다. 경기장 앞 주차장은 빈자리가 없었다. 경기장 옆 도로에도 차들이 서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유맨의 유니폼 그리고 머플러를 목에 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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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으로 들어갔다. 성인 입장료는 9파운드였다. 티켓은 없었다. 들어가는 문에서 '현금 박치기'다. 10파운드를 내면 1파운드 동전을 거슬러 준다. 흡사 옛날 자료 화면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펼쳐졌다. 4면 가운데 좌석은 본부석에만 있었다. 북쪽 골대 뒤는 '입석'이었다. 나머지 2개면은 좌석도, 입석 공간도 없었다. 팬들은 광고판 뒤에서 서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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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사실 지루했다 6부리그인지라 선수들의 기술이나 실력은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상관하지 않았다. 심각한 표정으로 홀로 경기를 지켜보던 중년의 한 팬은 "경기력을 보려면 맨유로 가면 된다. 분명 경기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유맨은 내 팀이다. 그게 내가 경기장에 오는 이유"라고 했다.
유맨은 다른 목소리에도 관대했다. 이날 경기장 앞에서는 최근 유맨 이사진의 행보에 반대하는 팬들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우리의 팀이면 우리 뜻대로'라는 제목의 전단을 배포하고 있었다. 아무도 막는 이가 없었다. 팬들은 "다들 생각은 다른 것이다. 구단의 생각에 반한다고 해서 의사 표현을 막을 수는 없다. 그게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이날 유맨은 3100여명의 관중 앞에서 0대1로 졌다. 시즌 종료까지는 2경기 남았다. 승격 가능성은 사라졌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팬들은 유맨의 응원가를 부르며 경기장을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