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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리그는 '20대 잔치'였다.
선두주자는 FC서울의 히든카드로 거듭난 박주영(31)이다. 7라운드까지 클래식 6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는 순도 높은 골감각을 자랑 중이다. 24일 울산전은 물오른 박주영의 감각을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예다. 상대 수비수 3명을 달고 드리블한 끝에 날린 오른발슛은 골키퍼 손을 정확히 비켜가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의 화룡점정이었던 한-일전 결승골의 데자뷔였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박주영은 '제3의 공격수'였다. 지난해 친정팀 서울에 복귀했지만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올해는 데얀-아드리아노 콤비가 뜨면서 존재감은 더욱 희미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박주영은 지난달 12일 전북과의 클래식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서며 존재감을 과시하더니 결정적인 '골'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태앙의 아들' 이근호(31·제주) 역시 '30대 찬가'의 주인공이다. 클래식 개막 뒤 제주에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합류했던 이근호는 단 4경기 만에 2골-1도움을 기록하면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남겼다.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 부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스타 부재'로 관중몰이에 어려움을 겪었던 제주는 이근호 합류 뒤 팬들의 호응이 높아지면서 '부대효과'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다.
'노익장'들의 활약은 올해도 쭉 이어지고 있다. '라이언킹'에서 '대박이 아빠'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동국(38·전북 현대)은 올 시즌 후반 조커로 변신하면서 최강희 감독의 '믿을맨'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33·수원 삼성) 역시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면서 7경기 1골-3도움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세대차는 곧 경계선이다. 의미가 다르다. 나날이 기량을 키워가는 20대와 달리 30대는 이제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는 시기. 30대 클래식 전사들이 몰고 온 봄바람이 더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