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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제 수원FC 감독은 이미지가 좋은 감독이었다.
남기일 광주 감독이 수원FC 벤치를 향해 삿대질을 했고, 이 모습을 본 조종화 수원FC 수석코치가 발끈했다. 남 감독과 조 수석코치는 1974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둘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지난 4월3일 수원FC와의 3라운드 중 부상자가 속출한 것에 대한 앙금이 남아 있던 남 감독은 조 감독을 향해 불필요한 제스처를 했다. 조 감독도 흥분하며 일이 커졌다. 양 팀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만류하면서 사태는 마무리됐다.
조 감독은 경기 후 남 감독과 만나 화해했다. 서로에 대한 오해도 풀었다. 사실 조 감독은 3라운드 후 부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남 감독이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며 오해가 쌓였다. 오해를 푼 남 감독도 선배 감독에게 삿대질을 한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전달했다.
조 감독은 결국 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팀을 이끌어가는 감독이자 축구계 선배로서 선수들을 다독이고 진정시켜야 했으나 광주 벤치가 보여준 불필요한 동작과 항의에 저 역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흥분하여 팬분들을 실망시켰다. 불미스러운 일로 광주FC 팬와 수원FC팬들, 선수 및 지도자, 나아가 K리그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 나은 축구 문화를 만들기 위한 메시지도 전했다. 이어 '이번 일을 통해 선수와 선수 사이에 신뢰와 존중이 필요하듯 팀과 팀 사이에도 서로 배려하는 모습과 존중, 이해 등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욱 조심하겠다"고 했다.
사건의 빌미를 준 김병오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승리에 대한 열정이 지나친 승부욕으로 변질되어 실수로 이어졌다. 이 번 잘못을 통해 제 자신을 되돌아 보고 반성하며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자중하겠다'고 했다. 조 감독과 김병오, 수원FC 모두 이제 그라운드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