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최종엔트리 승선 최후의 경쟁, '13인의 혈투'

기사입력 2016-06-01 21:04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30일 오후 인천문학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을 열고 4개국 친선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5.30.

문이 가장 좁은 대회가 올림픽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월드컵 최종엔트리가 23명인데 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전면에 서는 올림픽은 18명이다. 나이 제한도 있다. 23세 이하가 주축이다. 예외가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다. 각 팀은 3장의 와일드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2016년 리우올림픽 개막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이미 필드 플레이어로 와일드카드 3장을 모두 쓸 계획이라고 했다. 손흥민(24·토트넘)이 한 자리를 꿰찬 만큼 남은 2장의 와일드카드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15자리가 23세 이하 선수들로 채워진다. 포지션별로도 명암이 엇갈린다. 골키퍼 2명은 필수 인원이라 필드 플레이어에게 허락된 공간은 13자리 뿐이다. '바늘 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살얼음판이다.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신태용호가 최종엔트리 발표에 앞서 최후의 경쟁에 돌입한다. 올림픽대표팀은 2일 국내에서 개막되는 4개국 친선대회에 출전한다. 나이지리아, 온두라스, 덴마크 등 올림픽 본선 진출국들이 출격하는 실전 모의고사다. 신태용호는 2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나이지리아와의 대회 1차전을 치른다.

키워드는 역시 마지막 '옥석가리기'다. 와일드카드의 경우 손흥민 외 홍정호(27·아우크스부르크)와 장현수(25·광저우 부리)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그러나 차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올림픽 와일드카드는 FIFA 주관 대회와는 달리 의무 차출 규정에서 자유롭다. 소속팀이 허락해야 함께할 수 있다. 신 감독은 최근 "생각했던 와일드카드 구성이 어긋나고 있다. 소속팀에서 보내줄 마음이 없는 건지 일이 좀처럼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정말 빠른 시일 내에 잘 풀리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최대한 빨리 확정하고 싶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는 신 감독이 해결할 수 없다. 협상력과 함께 시간이 필요하다.

4개국 대회는 13자리를 위한 혈투의 장이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23명을 소집했다. 골키퍼 김동준(22·성남)과 구성윤(22·곤사도레 삿포로)을 제외하면 필드 플레이어는 21명이다. 신 감독은 "머릿속으로 어느 정도 구상은 돼 있지만, 아직 누가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깜짝 발탁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엔트리 풀 안에서 13명을 추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속에 온도 차는 또 있다. 권창훈(22·수원) 류승우(23·빌레펠트) 문창진(23·포항) 황희찬(20·잘츠부르크) 박용우(23·서울) 등은 이변이 없는 한 승선이 유력한 자원들이다. 따라서 실제 경쟁률은 다를 수밖에 없다.

포지션별로 2명씩을 발탁할 수 없는 상황이라 공격에선 멀티플레이어가 대세다. 윤곽도 어느 정도 그려졌다. 최대 격전지는 역시 수비다. K리그에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중앙 수비수 정승현(22·울산)과 최규백(22·전북)이 송주훈(22·미토 홀리호크)의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소속팀에서의 잦은 결장으로 도마에 오른 좌우 윙백 심상민(23·서울)과 이슬찬(23·전남)의 경기력 회복 여부도 관심사다. 신 감독이 "수비는 부상이나 컨디션 문제가 있을 때 대체할 자원이 넉넉하지 않다. 수비수 위주의 구성을 먼저 생각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또 "경기에 나섰을 때 최선을 다하는 모습, 어떤 상대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바이벌 전쟁인 4개국 친선대회를 필두로 리우를 향한 신태용호의 항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림픽 최종엔트리는 이달 말 세상에 나올 계획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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