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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6 대패 속 얻은 교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또 한번의 평범한 진리를 확인했다. 역시 선수는 뛰어야 한다.
하지만 의욕과 현실은 달랐다.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초반에는 비교적 경쾌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7분 남태희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날리는 등 결정적 기회도 잡았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이후 손흥민은 아무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프리롤로 움직였지만 움직임이 좋지 않아 공을 잡는 횟수 자체가 많지 않았다. 폭발력까지 줄어들었다. 토트넘에서 주전경쟁에서 밀렸던 이유, 그 부분이 다시 문제가 됐다. 후반 16분 이재성과 교체돼 나온 손흥민은 벤치에서 수건을 집어던지며 아쉬움을 표출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손흥민 뿐 아니라 다른 유럽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좋지 않은 몸상태를 감안하더라도 역동성이 너무 떨어졌다. 윤석영(찰턴)도 부정확한 크로스와 아슬아슬한 수비를 반복했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분전했지만 예리하지 않았다. 부진한 유럽파의 공통점은 모두 지난 시즌 뛰지 못했다는 점이다.
살아난 점유율은 결국 득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37분 이재성이 페널티에어리어 내 오른쪽에서 잡은 볼을 아크 오른쪽으로 살짝 내줬고, 이를 주세종이 지체없이 오른발슛으로 연결했다. 강력한 슈팅이 상대 수비진에 맞고 굴절됐으나 워낙 빠른 속도였기에 그대로 골망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K리거들은 주말 경기의 여파로 유럽에 늦게 합류하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발로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경기력은 물론 의지 면에서도 유럽파들과의 차이는 두드러졌다. 꾸준한 경기력과 이를 통한 자신감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을 수 있는 경기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