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선행 나선 이근호, 홀로 1억2천 '통큰 기부'

기사입력 2016-06-07 16:27



이근호(31·제주)가 또 한 번의 선행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이근호는 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대한민국축구사랑나눔재단과 '풋볼러브 기금' 전달식을 가졌다. 이근호는 이날 축구사랑나눔재단에 현금 5000만원 및 스포츠용품업체 미즈노로부터 지원 받은 2000만원 상당의 축구용품을 기부했다. 뿐만 아니라 장애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자신이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푸르메재단에 2000만원, 유소년 자선 축구대회 기금 3000만원 등을 기부했다. 이날 이근호가 내놓은 기부금과 용품만 총 1억2000만원에 달한다.

'통큰 기부'의 이면엔 이근호 자신의 눈물과 감동이 있다. 2004년 부평고 졸업 뒤 인천에 입단할 때만 해도 이근호는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하지만 이근호가 인천 2군 훈련장을 지키는 사이 부평고 동기생들은 청소년대표, 국가대표로 승승장구 했다. 남모를 눈물도 흘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근호는 2007년 대구 이적 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고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까지 손에 쥐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명단 탈락으로 눈물의 귀국길에 오른 아픔도 겪었지만, 2012년 울산 현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에 일조하면서 재기했고, 결국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명단에 포함되며 '완생'으로 거듭났다. 이근호는 매년 기부에 나설 때마다 "힘들 때일수록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후배들을 후원하게 됐다"며 "나 역시 지인들의 도움으로 축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나 역시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해왔다.

축구사랑나눔재단은 이근호의 기부금 중 1000만원을 불의의 사고 뒤 재활 중인 전 제주 공격수 신영록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나머지 4000만원 및 축구용품은 재단 사업에 활용키로 했다. 이갑진 재단 이사장은 "이근호가 축구로부터 얻은 성공의 일부를 그 노력의 땀이 채 식기도 전에 함께하는 실천의 모범을 보여 주었다. 이는 더 많은 물질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라, 나눔에 대한 마음이 풍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부를 계기로 앞으로 제2, 제3의 이근호 선수가 나와서 현역 선수들은 물론 축구계 전반에 축구사랑 나눔의 문화가 튼튼하게 뿌리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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