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6]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게 '독일 걱정'

기사입력 2016-06-13 16:59


ⓒAFPBBNews = News1

'잉글랜드의 전설' 개리 리네커는 축구를 이렇게 정의했다. "축구란 22명의 선수가 11명씩 두 팀으로 나눠 싸우다 마지막엔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다."

리네커가 남긴 이 희대의 명언을 또 잊고 있었다. 독일은 언제나처럼 대회가 시작되자 우승 후보의 면모를 과시했다. 독일은 13일(한국시각)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모루아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유로2016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시코드란 무스타피와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0 승리를 거뒀다. 내용은 중요치 않았다. 우크라이나에 밀려도 승리는 독일의 몫이었다.

대회 전만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독일이었다. 2년 전 브라질월드컵을 제패할 당시 팀의 중심을 잡아준 필림 람, 페어 메르테자커, 미로슬라프 클로제 등의 후계자를 찾지 못했다. 실제로 독일은 다소 불안한 모습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했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약팀에게 무너지거나, 이기고 있던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요아킴 뢰브 감독이 기름을 부었다. 소속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슈바인슈타이거, 루카스 포돌스키 등을 엔트리에 전격 포함시켰다. 수비진에는 전문 윙백을 배제했다. 정상적인 포백 라인을 구축하기 어려운 명단이었다. 이름값에서는 여전히 이번 대회 최고 수준이지만 막상 안을 들여다보면 밸런스가 부족한 멤버 구성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독일은 독일이었다. 독일은 전반 19분 토니 크로스가 오른쪽에서 올린 프리킥을 무스타피가 헤딩으로 연결하며 우크라이나 골망을 흔들었다. 우크라이나가 강력한 압박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의 선방과 특유의 끈끈함으로 위기를 넘겼다. 독일은 추가시간 교체투입된 슈바인슈타이거가 메주트 외질의 크로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2대0 완승을 마무리했다.

물론 약점도 있었다. 요나스 헥토어, 무스타피, 제롬 보아텡, 베네딕트 회베데스로 구성된 포백은 스피드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좌우 측면은 구멍이었다. 우크라이나는 이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 마리오 괴체의 제로톱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독일은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이미 첫 판을 마친 후 독일은 내부 반성을 통해 결속력을 더욱 높였다. 경기 후 사미 케디라의 인터뷰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 "유로는 100m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이다. 그래서 1보 전진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한편, 또 다른 C조 경기에서는 폴란드가 새 역사를 썼다. 폴란드는 같은 날 프랑스 니스 스타드 드 니스에서 열린 북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6분 밀리크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유로2008에서 1무2패, 유로2012에서 2무1패에 그쳤던 폴란드는 유로 대회 역사상 첫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폴란드는 북아일랜드의 텐백에 고전했지만 승점 3점을 얻으며 다크호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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