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플레이어상 초반구도, 김동준-최규백-김승준 '눈에 띄네'

기사입력 2016-06-15 22:27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상(MVP)만큼이나 주목을 받았던 것이 영플레이어상이다.

'K리그의 미래'이자 '한국축구의 미래' 이재성(전북) 권창훈(수원) 황의조(성남)가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재성은 '신인의 무덤' 전북에서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소년가장' 권창훈은 수원을 혼자서 먹여살렸다. 14골을 폭발시킨 황의조는 차세대 스트라이커 후보로 평가받았다. 3명은 나란히 A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결국 이재성이 웃었지만 이재성-권창훈-황의조 '트로이카'는 올 시즌에도 맹활약을 펼치며 미래를 앞당겨 현재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3년 도입된 영플레이어상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선수 가운데 만 23세 이하, 국내외 프로 출전햇수 3년 이내, 해당시즌 K리그 전체 경기중 1/2 이상 출전 선수를 후보로 추린다. 과거 신인선수상 수상자는 제외된다. 예전에는 데뷔 1년차 선수를 대상으로 신인상을 줬다. 하지만 신인들이 팀에서 입지를 굳히기가 쉽지 않아 개념을 확대했다. 그 전까지 있었던 신인왕의 존재감도 컸지만 보다 범위를 확대한 영플레이어상은 확실한 스타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3년 수상자 고무열은 포항을 거쳐 전북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 중이며 2014년 영플레이어상을 품은 김승대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에 이어 중국 슈퍼리그의 옌벤으로 이적했다.

그렇다면 3분의 1 지점을 지난 올 시즌 가장 돋보이는 영플레이어상 후보는 누구일까.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성남의 새로운 수문장 김동준(22)이다. 올 시즌 K리그에 데뷔한 김동준은 신인 답지 않은 안정감 있는 플레이와 탁월한 반사신경으로 매 경기 슈퍼세이브를 선보이고 있다. 김학범 감독도 김동준에 관해서는 엄지를 치켜세운다. 올림픽대표팀의 주전 수문장이기도 한 김동준은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 중 하나다. 김동준이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갈 경우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 K리그 역사상 첫번째 골키퍼 신인왕이 탄생한다. 1985년 이후 골키퍼가 신인상 혹은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필드플레이어 중에서는 전북의 수비수 최규백(22)과 울산의 김승준(22)이 돋보인다. 최규백은 말 그대로 깜짝 스타다. 전북은 시즌 초 김기희(상하이 선화)의 이적으로 수비가 흔들렸다. 최강희 감독은 도박을 걸었다. 전지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최규백을 전격 기용했다. 최규백은 신인 답지 않게 안정된 경기로 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북의 주전으로 발돋움한 그는 올림픽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신태용 감독은 4개국 친선대회에서 "최규백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했을 정도로 맹활약을 펼쳤다. 김승준은 윤정환 울산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주전으로 도약했다. 정평이 나있던 스피드와 기술에 안정감까지 더했다.

이 밖에 김건희(21·수원) 박용우(23·서울) 등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올 해는 리우올림픽이 있는만큼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가 자신감을 얻어 강하게 치고나갈 가능성도 있다. 영플레이어상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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