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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의 반등이 예사롭지 않다.
공교롭게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나서 전보다 강해진 모습을 보이자 '여름인천'이란 새 별명이 붙었다. 11라운드까지만 해도 이빨 빠진 '늑대축구'를 좀처럼 회생시키지 못할 것 같았던 인천. 그들을 달라지게 한 원동력이 있었다.
김도훈표 변신은 무죄
가화만사성 따로 없다
지난달 22일 11라운드 광주전(0대1 패)은 인천에 커다란 분수령이었다. 첫 스테이지를 무승으로 마감하자 서포터들이 집단 항의하는 소동이 있었다. 구단 박영복 대표이사와 김 감독이 면담을 하고나서야 갇혀 있던 선수들이 귀가했다. 그렇지 않아도 구단 안팎에서는 각종 사건과 소문 등으로 불협화음의 극치를 보이고 있던 때였다. 선수들도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하지만 선수들부터 정신을 차렸다. 골키퍼 조수혁은 "광주전 이후 선수단 자체 미팅을 몇 번 했다. 주로 나온 얘기가 '팬들이 오죽하면 화가 났겠나', '우리 팀에 대한 애정이 있으니 그런 것 아니겠나', '우리가 욕먹을 만하다'는 것이었다"면서 "선수들이 다시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고마운 채찍질이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구단 측도 달라졌다. 박 대표는 13라운드 성남전을 앞두고 선수단 전체 회식 자리를 마련하고 구단 프런트부터 달라지겠다고 약속하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경기 외적인 어려움이나 잡음은 구단이 알아서 해결하고 불식시킬테니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경기에만 신경쓰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장 체불 수당 등 금전적인 문제부터 구단이 책임지고 해결할테니 믿어달라는 얘기도 나왔다. 구단과 선수단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박 대표가 먼저 다가섰기 때문일까. 공교롭게도 이날 회식 이후 인천은 시즌 첫 승에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구단이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박 대표의 약속도 현실화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시 산하기관들이 최근 힘을 모아 50억원 가량을 추가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7월부터 코칭스태프와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50%만 지급했던 월급도 정상화된다. 역시 집안이 편안해야 바깥일도 열심히 할 수 있는 법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