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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의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현재 제기되는 부정은 2~3년전의 일이다. 물론 100년 전 일어난 비리라고 해도 그냥 넘어가선 안된다. 밝혀낼 것은 밝혀내야 하고 어떻게든 처벌을 받아야 한다.
다만 현재의 노력도 간과해선 안된다. 프로연맹에는 온갖 투서가 난무한다. 특히 심판 관련 투서가 가장 많다. 하지만 수사권이 없는 프로연맹으로선 한계가 있다. 이모씨(54)의 경우 몇몇 구단이 옹호했지만 2014년을 끝으로 결별한 것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모씨의 후임으로 경기인 출신인 조영증 경기위원장을 심판위원장으로 보직 이동시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검찰이 주목한 부분은 2015년부터 심판 판정의 공정성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시행한 프로연맹의 노력이다. 프로연맹은 2015년 1월 뜨거운 감자인 심판 운영을 대폭 손질했다. 전임심판제가 폐지되고, 전담심판제가 도입됐다. 특정 인원과의 계약이 아닌 프로 경기를 볼 수 있는 가용 심판 인원을 상시 운영하면서 심판간의 무한경쟁 시대를 열었다. 연 2회에 걸쳐 심판승강제도 시행하고 있다. 또 학연, 지연 등 오해 소지를 근절하기 위해 심판들의 출신 학교, 지역 등을 조건값에 놓고 컴퓨터로 자동 배정한다. 심판 권역별 거점 숙소 운용 및 경기감독관 동숙으로 심판 관리도 강화했다.
부산지검은 "프로연맹은 2015년부터 심판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자정노력과 제도 개선 개혁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전직 심판위원장의 비리는 2014년 이전의 일부 심판들의 일탈행위가 적발된 것으로 프로연맹이 공정성 강화하기 위한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이다. 2015년 이후에는 심판 금품수수 행위는 일체 적발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프로연맹은 더 뼈아프다. 그렇다고 비리와 타협해선 안된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어물쩍 넘어가선 안된다. 터진 부정은 단죄가 마땅하다. 이참에 비리란 비리는 모두 털고 새 출발해야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심판 비리는 늘 현실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유혹'이다. 혹시 모를 제2, 제3의 심판 비리에 대해서도 경계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에선 4만7899명이 운집했다. 암울한 K리그의 짙은 애정이 묻어났다. 하지만 부끄러운 현주소도 함께했다. 서울과 수원의 서포터스는 경기 시작 전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채워지는 심판 주머니, 탈탈털린 리그 자존심', '심판의 심판에 의한 심판을 위한 K리그', '심판매수=폭력 사기극=범죄', '밥값이 아닙니다. 매수는 범죄입니다. Adios K2' 등 고개들 수 없는 참담한 날선 비판이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분명 그들의 목소리도 새겨 들어야 한다. 팬들은 축구를 사랑한 죄밖에 없다.
그라운드에는 벤치, 선수, 심판이 삼박자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축구'를 할 수 있다. 심판이 없는 경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프로연맹의 심판 개혁은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 구단도 마찬가지다. 돈을 줄 사람이 없으면 받은 사람도 없다. K리그는 위기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4만7899명이 K리그를 향해 던진 메시지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