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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내홍이 많았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모처럼 무더위 속 '봄날'을 맞이하고 있다.
우선이 인천 구단은 재정 압박 부담을 다소 덜게 됐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목을 축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그동안 인천은 팀장급 이상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월급여를 50%만 지급하는 것으로 버텨왔다. 전 소속 선수들의 체불수당 소송으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마당에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했다.
올해 초 모 기업격인 인천시로부터 예산 29억원을 배정받아 빠듯한 살림을 꾸려오던 인천 구단은 이번에 추가경정예산 21억원을 더 지원받을 예정이다.
여기에 인천시 기관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25억원을 지원받기로 약속됐다. 이렇게 되면 모기업으로부터 충당되는 구단 운영자금만 해도 75억원. 웬만한 시민구단에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일부 임직원의 급여 50% 반납이 정상화되고, 소송이 제기된 체불수당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구단과 선수단의 신뢰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등 내부 결속도 다져지고 있다. 인천 구단 박영복 대표이사는 지난달 말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를 앞두고 선수단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살림 걱정 하지 말 것"과 "건전한 스트레스"를 선언했다.
선수들에게는 "구단의 열악한 재정 형편은 구단 임직원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을 테니 선수들은 아무 걱정하지 말고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해 달라"는 당부이자 약속이었다.
이어 코칭스태프를 향해 앞으로 건전한 스트레스만 주겠다고 말했다. 인천 구단은 성적 부진으로 인해 감독 교체설, 내부 불화설 등 각종 소문과 잡음에 시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표가 코칭스태프에 대한 신임을 재확인하면서 코칭스태프가 주변 소문을 의식하지 말고 성공적인 리그 운영을 위한 고민에 집중해 달라는 의미에서 '건전한 스트레스'란 표현을 동원한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현행 코칭스태프-선수단에 대한 구단의 신뢰는 확고하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는 경기에, 구단 사무국은 경기 외적인 일에, 각자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며 화합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공교롭게도 인천은 성남전 1대0 첫 승 이후 2승2무로 이전 첫 스테이지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전적·심리적인 안정을 회복하고 있는 인천은 "이제 당면 과제는 강등권 탈출"이라며 더 먼 곳을 향해 달려갈 태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