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과 이별 최용수 감독 "마음 속 참 슬펐다"

기사입력 2016-06-22 22:26


2016 KEB 하나은행 FA CUP 16강전 FC서울과 안산 무궁화 FC의 경기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최용수 감독의 고별식에서 최 감독이 선수단, 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 프로축구 장쑤 쑤닝 감독으로 취임하게 된 최용수 감독은 오늘 경기가 고별전이다. 서울은 지난해까지 포항 사령탑을 역임한 황선홍 감독을 선임하게 됐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6.22/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유종의 미를 거뒀다.

팀에 FA컵 8강 진출을 선물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서울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년 KEB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안산 무궁화를 2대1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윤주태가 전반 29분과 후반 9분 박주영의 도움을 받아 멀티골을 작렬시켰다. 윤주태는 두 차례 모두 골을 넣은 후 최 감독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석별의 정을 나눴다.

7월 1일 장쑤 쑤닝의 지휘봉을 잡는 최 감독은 경기 후 고별식과 함께 고별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오늘은 정말 가슴이 와닿는 경기다. 홈팬과 선수들이 유종의 미의 선물을 줬다. 팬과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라운드에는 아쉬움만 물결쳤을 뿐 비난의 목소리는 없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서울의 영웅 최용수', '독수리 2011~2016 더 높을 곳을 향해', '최용수 감독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최용수"를 연호하는 함성도 상암벌을 휘감았다. 최 감독은 "팬들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애정을 느꼈다. 최근 며칠간 힘들었다. 팬들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에 다음 포항, 성남전 걱정이 나도 모르게 나더라. 이런 자리에 눈물을 흘리고 그렇게 해 본적이 없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참 슬펐다"고 했다.

고별식에선 최 감독이 1994년 서울의 전신인 LG시절부터 걸어온 길이 대형스크린을 통해 상영됐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최 감독은 "선수로서 1994년 2순위로 입단해 첫 월급이 110만원이었다. 서울에 청춘을 다 바쳤다. 부족했지만 좋은 선수들을 만났다. 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여러분의 힘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아직 실감이 안난다. 자고 일어나며 구리로 핸들이 갈 것 같다. 나보다 더 뛰어난 분이 오니까 마음이 편하다. 잠시 떠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리고 "제 미래는 나도 알 수 없고, 장담할 수도 없다. 중국행을 선택했지만 얼마만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음속에는 서울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중국에서 잘못됐을 때 미래는 걷잡을 수 없다. 지금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 FC서울 출신 지도자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바통을 이어받는 황선홍 신임 감독에 대해서는 "모두가 인정하는 검증된 훌륭한 분이다. 기대와 설렘 속에 믿고 있다. 더 좋은 팀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며 "같은 축구를 통해 사는 동업자다. 선후배를 떠나 인수인계 과정에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줄 생각이다. 선수 구성도 간섭할 생각이다(웃음). 축구란 것 비슷한다. 다만 빠른 템포의 축구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감독은 장쑤에서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연다. 그는 "급하게 덤비기 보다는 전반적인 분위기 정서를 빨리 확인해야 할 것 같다. 과감하게 가다가는 자칫 불협화음을 일으킬 수 있다. 다각도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어딜가든 성격은 못 버릴 것 같다"며 웃은 후 "대화를 통해 팀이 잘하는 것은 계승시킬 것이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정서를 빨리 파악해서 팀을 건강하게 만들고. 선수들과는 진정성 있게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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