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공격영웅 황선홍-김도훈 '색깔전쟁'

기사입력 2016-07-13 15:36





왕년의 공격수가 다시 만난다.

황선홍 서울 감독과 김도훈 인천 감독은 1990년대를 풍미했던 스트라이커 출신이다.

황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소화하며 한국축구 역사의 큰획을 긋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감독으로서 처음 만났다. 인천 지휘봉을 처음 잡은 김 감독은 당시 황 감독이 이끌던 포항과의 맞대결에서 1승1무1패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2015년 시즌을 끝으로 포항을 떠났던 황 감독이 최근 서울 사령탑으로 복귀하면서 다시 만나게 됐다.

만남의 광장은 17일 오후 6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펼쳐지는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다. '늑대군단의 수장'과 '돌아온 황새'의 맞대결이다.

김 감독은 데뷔 2년차에 들어서며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에 강한 체력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창단 최초로 FA컵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화제를 일으켰다.

올 시즌에서도 초반 부진을 털고 6월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 감독이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 조건을 앞세워 착실히 준비해 온 결과물이다.


김 감독은 시의적절한 교체 타이밍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그간 김 감독은 주로 전반에 상대 수비진의 힘을 빼놓고, 후반 들어 한방을 지닌 조커를 투입해 승부를 걸었다.

지난 시즌에는 진성욱이 특급 조커 역할을 수행했다면 올 시즌에는 송시우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난해 4-1-4-1 포메이션으로 재미를 본 김 감독은 과감하게 3-5-2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시도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맞서는 황 감독은 소문난 지략가다. 2010년 부산에서 FA컵 준우승을 시작으로 2011∼2015년 포항을 이끌며 2012년 FA컵 우승, 2013년 K리그 최초로 더블(리그, FA컵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2013년에는 열악한 재정 지원속에서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만으로 더블을 달성해 크게 주목받았다. 여기에 황 감독은 도전적인 전술과 유망주 육성에도 큰 점수를 받고 있다.

포항 시절 황 감독은 세밀한 패스플레이를 펼치는 일명 '스틸타카'를 완성시킨 주인공이다. 또 이선 공격자원을 유용하게 활용한 '제로톱' 전술을 통해 이명주 김승대 문창진 등 유망주 육성에도 성공했다.

서울 감독직을 수락하며 복귀한 황 감독이지만 현재 흐름은 좋지 못하다. 복귀 후 3경기 연속 무승(1무2패)을 기록중이다. 아직 적응 기간이다.

서울이 얼마나 빨리 황선홍 색깔을 찾느냐, 김도훈 색깔이 계속되느냐. 이번 인경전(인천-서울전)의 관심사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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