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운명 정할 독일, 만만치 않지만 틈도 있다

기사입력 2016-07-17 18:06


라스 벤더(왼쪽)와 스벤 벤더. ⓒAFPBBNews = News1

"독일전을 잘 치르면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높다. 독일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청사진이다. 신태용호는 피지, 독일, 멕시코와 함께 C조에 속했다. 8강 진출의 분수령은 8일 사우바도르에서 열리는 독일과의 2차전이다. 피지와의 1차전을 승리한다는 전제 하에 독일까지 잡는다면 사실상 8강행을 확정짓는다. 이 때문에 신 감독은 독일전에 모든 전력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7월31일 브라질로 합류하는 손흥민을 5일 피지전에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구상도 독일전 올인을 위해서다.

한국의 운명을 쥐고 있는 독일이 최종 엔트리를 공개했다. 독일축구협회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리우올림픽에 나설 18명의 최종엔트리를 공개했다. 라스 벤더(레버쿠젠), 스벤 벤더(도르트문트), 닐스 페테르센(프라이부르크) 3명의 와일드카드를 비롯해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중심으로 엔트리를 꾸렸다. 라스와 스벤 벤더는 쌍둥이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세르쥬 나브리(웨스트브롬위치)만이 유일한 해외파다.

지난달 27일 최종엔트리를 발표했던 한국과 달리 독일은 국제축구연맹(FIFA)등록일 마감일 다음날인 15일에서야 18인의 명단을 언론에 공개했다. 호르스트 흐루베슈 독일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했던 이유는 독일축구협회와 분데스리가팀들이 합의한 4가지 조건 때문이었다. 리우올림픽과 유럽클럽대항전 플레이오프 및 분데스리가 개막 기간이 겹치는데에 따른 선택이었다. 흐루베슈 감독은 유로2016에 나선 선수들, 올 여름이적시장에서 이적한 선수들,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예선 라운드를 치르는 선수 등을 배제한채 선수명단을 꾸려야 했다. 한팀에서 2명까지만 부를 수 있다는 원칙도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과 차출거부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독일은 최정예 멤버로 대표팀을 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체코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U-21 챔피언십 4강 멤버 중 르로이 사네(샬케), 조슈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 케빈 폴란드(레버쿠젠), 엠레 찬(리버풀), 막시밀리안 아놀트(볼프스부르크) 등이 제외됐다. "메달을 노리겠다"던 흐루베슈 감독의 호언장담과는 어울리지 않는 엔트리다. 특히 독일의 장점이었던 2선의 주력선수들이 대거 제외되며 파괴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최전방 공격수인 와일드카드 페테르센과 유망 공격수 다비 젤케는 높이에 비해 스피드에서 약점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둘다 분데스리가 보다는 2부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수비력이 다소 약한 신태용호 입장에서는 호재다.

하지만 그래도 독일은 독일이다. 유로2000 참패 이후 유스 시스템을 개선한 독일은 최근 많은 유망주들을 배출하고 있다. 베스트 전력은 아니지만 분데스리가를 누비는 재능있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일단 이번 명단을 통해 본 독일의 장점은 수비력이다. 중원을 책임질 벤더 형제는 지난 시즌 다소 부진했지만 분데스리가에서도 손꼽히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여기에 2014년 브라질월드컵 멤버였던 마티아스 긴터(도르트문트), 김진수와의 포지션 경쟁에서 승리한 예레미 톨리안(호펜하임)이 좌우 윙백으로 포진했다. 중앙과 좌우 모두 견고한 수비진을 구축했다. 2선의 핵심 자원이 빠져나갔지만 분데스리가가 주목하는 재능 막스 마이어, 레온 로레츠카(이상 샬케)와 율리안 브란트(레버쿠젠) 등도 건재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독일 올림픽대표팀 최종명단(18명)


GK=티모 호른(쾰른), 야닉 후트(마인츠)

DF=로베르트 바우어(잉골슈타트) 마티아스 긴터(도르트문트) 루카스 클로스터만(라이프치히) 필립 막스(아우크스부르크) 니클라스 쉴레, 예레미 톨리안(이상 호펜하임)

MF=율리안 브란트, 라스 벤더(★·이상 레버쿠젠) 스벤 벤더(도르트문트·★) 그리샤 프뢰멜(칼스루어), 세르쥬 나브리(웨스트 브로미치) 막스 마이어, 레온 고레츠카(이상 샬케) 막스 크리스티안센(잉골슈타트)

FW=닐스 페테르센(프라이부르크·★) 다비 젤케(라히프치히)

※★은 와일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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