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바도르]스무살 황희찬 부담, 지금부터 시작이다

기사입력 2016-08-05 10:14


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피지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황희찬이 상대 수비와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상대 밀집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그러나 실망하긴 이르다. 스무살 황희찬(잘츠부르크)의 리우올림픽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황희찬 5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피지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공격포인트 없이 69분을 소화했다. 팀이 4-0으로 앞선 후반 25분 석현준과 교체됐다.

황희찬은 신태용호의 막내다. 그러나 피지전 중책을 맡았다. 두 명의 와일드카드 공격수가 피지전에 선발로 나서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프리시즌을 보내다 뒤늦게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했다. 석현준은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석현준은 지난달 25일 이라크와의 비공개 평가전에서 늑골 부상을 했지만 다행히 단순 타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조심스럽게 회복 훈련을 진행해왔다. 때문에 황희찬은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아니 대승을 해야 하는 피지전에 최전방 원톱으로 일찌감치 낙점된 상태였다.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황희찬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전반에는 상대의 전술에 힘을 쓰지 못했다. 황희찬은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뒷 공간을 파고드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피지가 한국의 막강 화력을 막아내기 위해 극단의 수비 전략을 폈기 때문에 장점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했다.

하지만 스스로 밀집수비를 깨는 움직임을 하지 못한 것은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수비수들을 흔드는 움직임이 없었다는 것은 수치로도 드러났다. 전반 슈팅수가 두 차례밖에 없었다. 특히 볼 터치는 14차례밖에 되지 않았다. 최전방에서 움직임이 부족했다는 증거다.

황희찬은 전반 32분 류승우의 선제골이 터지자 장기를 뽐낼 수 있었다. 피지가 밀집수비를 풀고 정상적인 전술로 플레이를 펼치자 황희찬이 파고들 공간이 생겼다.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전반 42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기 위해 쇄도하던 중 상대 골키퍼와 충돌한 뒤 머리를 부여잡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황희찬은 한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괜찮다는 신호와 함께 일어났다.

후반에는 황희찬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전술적으로 피지 수비진에 고립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 수비수들을 중원으로 끌고나온 뒤 다시 공간을 파고드는 전략이었다. 그러자 공격 기회도 많이 생겼다. 후반 10분에는 장기인 폭풍 드리블로 페널티박스 왼쪽까지 돌파한 뒤 오른발 슛으로 오른쪽 골포스트를 노렸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16분에는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문전에 있는 권창훈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이후 황희찬은 후반 25분 석현준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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