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1위 아니면 3위, 신태용호 '사생결단 프로젝트'

기사입력 2016-08-09 18:13


4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한국과 피지의 경기에서 대한민국의 류승우(10번)가 골을 성공 시킨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16.8.4/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회 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이 기로에 섰다.

운명의 멕시코전이다. 고개를 넘으면 8강이고, 넘지 못하면 탈락이다. 한국은 11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2016년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치른다.

던져진 주사위는 허공에서 춤을 추고 있다. 신태용호는 조 1위와 3위의 경계선에 있다. 멕시코를 꺾으면 설명이 필요없는 1위다. 비겨도 8강 진출이다. 조 선두를 지킬 확률도 높다. 피지와 최종전에서 만나는 독일이 8골 이상 득점해야 선두가 바뀐다. 그러나 쉽지 않다. 멕시코전에서도 드러났지만 피지가 자신감을 찾고 있다. 반면 멕시코에 패할 경우에는 조 3위로 탈락한다. 독일이 피지에 패할 확률은 1%도 안된다.

한국도, 멕시코도 물러설 곳이 없다. 신태용 감독이 '사생결단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첫째는 심리전이다. 멕시코와 피지전이 거울이다. 멕시코가 후반 5골을 몰아치며 5대1로 역전승했지만 전반은 0-1로 끌려다니며 피지의 전략에 말렸다. 경기장 분위기도 한몫했다. 브라질 관중들은 '약자' 피지의 편에 섰다. 멕시코가 볼만 잡으면 야유를 보냈다.

멕시코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기복이 심한 편이다. 성급하고, 잘 흥분한다. 하지만 기를 살려주면 어느 팀도 두렵지 않을 정도록 거칠게 몰아친다. 급한 멕시코를 역이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신 감독도 9일 공식기자회견에서 "급한 쪽은 멕시코다. 멕시코를 급하게 만들 생각"이라며 상대 자극 전략을 살짝 공개했다.

멕시코는 변화가 있었다. 엔트리가 바뀌었다. 부상한 오리베 페랄타와 로돌포 피사로를 대신해 예비 명단에 있는 카를로스 피에로, 라울 로페스를 수혈했다.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신 감독도 "1~2명이 바뀐다고 팀이 약해지진 않을 것이다. 멕시코는 밟고, 이기고 올라가야 할 대상이다. 우리가 준비한 것을 다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방심하면 안된다고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공격 축구냐, 수비 축구냐를 떠나 공수 밸런스 안정도 꾀하고 있다. 8강 진출의 가장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실점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 안정은 최대 현안이다. 그러나 불안한 뒷문에 대한 책임을 수비수 탓으로 모두 돌릴 순 없다. 최전방부터 수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적극적 희생이 요구된다. 사실 신 감독은 올림픽을 앞두고 전방 압박 부분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 압박의 완급조절을 통해 앞선에서부터 상대의 볼줄기를 끊으면 수비도 좀 더 안정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역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직시하고 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멕시코는 갈 길이 바쁘다. 어떻게든 골을 넣어야 한다. 반사이익이 기다리고 있다. 신태용호에는 빠른 스피드를 가진 선수들이 즐비하다. 날카로운 역습으로 멕시코를 위협하면 그들도 쉽게 나오지 못한다.

올림픽 대표팀의 명운을 건 멕시코전.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이 어느덧 다가왔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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