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온두라스 '기면증' 치료한 브라질 골 폭풍

기사입력 2016-08-18 02:51


ⓒAFPBBNews = News1

기면증은 수시로 잠이 쏟아지는 병이다.

온두라스는 한국과의 8강에서 수 차례 그라운드에 누웠다. 침대축구를 구사했다. 마치 기면증 환자를 보는 듯 했다. 온두라스의 기면증. 브라질이 치료했다.

개최국 브라질은 18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 축구 준결승에서 전반 14초만에 터진 네이마르(바르셀로나)의 '광속골'을 앞세워 6대0 완승을 거뒀다. 브라질은 21일 같은 장소에서 나이지리아-독일전 승자와 금메달을 두고 대결을 벌인다.

온두라스. 한국 입장에서 참 얄미운 이름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온두라스와의 8강에서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뼈 아픈 패배. 그 보다 깊은 상처를 준 것은 다름아닌 온두라스의 비매너였다. 이른바 침대축구다.

온두라스는 중동축구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침대축구를 아주 능숙(?)하게 활용했다. 오히려 더 치밀하고 더 집요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온두라스를 압도했던 한국이다. 그러나 선제골을 내준 채 침대축구를 당했던 점은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었다.

브라질이 침대축구 해법을 보여줬다. 명확했다. 결국 답은 골이다. 전반 14초, 네이마르가 온두라스 수비수 조니 팔라시오스로부터 공을 가로챈 뒤 가볍게 선제골을 넣었다. 이는 올림픽 최단 시간 골 기록이다.

온두라스가 전혀 다른 팀이 됐다. 누워있는 법이 없었다. 쓰러질 때마다 '칼 기립'을 보여줬다. 한국전에서 느긋하게 누워있던 그 팀이 맞나 싶었다.

하지만 온두라스의 침대축구를 깨뜨리기 위해선 확실한 처방이 필요했다. 추가골이다. 브라질은 리드 상황에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26분과 35분 가브리엘 헤수스가 각각 루아, 네이마르의 어시스트를 받아 멀티골을 넣었다. 브라질이 3-0으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이후 마르퀴뇨스가 후반 6분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렸고 후반 34분 루앙까지 골 대열에 합류했다. 후반 막판 네이마르가 한 골 더 추가하며 온두라스를 붕괴시켰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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