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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하는 갔다.'
리우올림픽 배드민턴에서도 한·중·일 삼국지가 있다. 과거 배드민턴 강국이었던 영국, 덴마크 등 유럽국가들이 쇠퇴하면서 한동안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세력이 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새 일본이 가파르게 약진하면서 한·중·일 삼국지가 형성됐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중·일은 보이지 않는 자존심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다. 이들 3개국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든 한국은 3개국 가운데 가장 실패한 케이스다.
중국은 한국보다 덜하지만 매우 흐림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로 5개 종목 금메달을 싹쓸했던 중국은 이번에도 최소 3개의 금메달을 자신했다.
하지만 결승에 안착한 선수는 남자복식의 장난-후하이펑 뿐이었고, 남자단식의 첸룽, 린단과 여자단식 리쉐루이가 각각 준결승에 올랐다.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는 비운과 이변에 덜미를 잡혔다. 탕위안팅-위양은 동메달결정전에서 정경은-신승찬에 무기력하게 완패했다. 루오잉-루오유는 조별예선에서 세계 5위(정경은-신승찬·한국), 6위(크리스티나 페데르센-카밀리아 뤼테르 율·덴마크)가 포진한 '지옥의 조'에 편성돼 3개조 모두 2승1패 동률을 이뤘으나 세트 득실-포인트 득실에서 밀려 3위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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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본은 사실상 성공적이다. 아직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가 없어 5개 종목 총 10장의 올림픽 출전권 가운데 6장밖에 얻지 못했지만 여자단식과 여자복식에서 괄목상대했다.
여자단식의 오쿠하라 노조미와 야마구치 아카네는 나란히 8강전까지 올랐고 오쿠하라가 준결승에 안착했다. 이들이 8강전에서 맞붙는 등 대진운이 나쁘지 않았다면 더 좋은 결실도 기대할 수 있었다. 여자복식의 마츠모토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 조는 당당히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의 마지막 희망이던 정경은-신승찬을 4강에서 울린 팀이 바로 마츠모토-다카하시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자국 배드민턴 사상 처음으로 여자복식 은메달을 딴 일본이 쑥쑥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약진은 지난 3월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당시 일본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 중국(금메달 1개, 은메달 2개)을 능가하는 성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 감독(52)이 일본대표팀을 이끌면서 이뤄낸 성과물이다.
그런가 하면 강력한 '제3세계'가 등장했다. 말레이시아다. 그동안 남자단식 강호 리총웨이밖에 내세울 게 없던 말레이시아는 이번에 리총웨이뿐 아니라 남자복식과 혼합복식 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연성-이용대를 울린 고웨이섬-탄위키옹이 말레이시아 선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