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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료는 상황에 따라 변하는 생물과도 같다.
손흥민의 거취는 올 여름 뜨거운 감자였다. 부진한 데뷔시즌을 보낸 손흥민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독일 복귀설이 흘러나왔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거상' 다니엘 레비 회장의 언론플레이 정도로 여겨졌다. 현실적으로도 손흥민의 이적료를 맞춰줄 수 있는 독일 클럽은 없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볼프스부르크가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볼프스부르크는 함부르크 시절부터 손흥민에 러브콜을 보냈던 팀이었다. 손흥민도 솔깃했다. 험난한 주전경쟁을 앞둔 토트넘 보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볼프스부르크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손흥민은 볼프스부르크 측과 개인협상까지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적료였다. 볼프스부르크는 처음에 1720만파운드(약 254억원)을 제시했다 거절당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데려올 당시의 이적료를 회수하기를 원했다. 손흥민이 간절했던 볼프스부르크가 결단을 내렸다. 바스 도스트를 스포르팅 리스본으로 보내며 벌어들인 돈까지 투자하기로 했다. 2560만파운드(약 378억원)까지 금액을 올렸다. 하지만 토트넘의 대답은 '노'였다. 클라우스 알로프스 볼프스부르크 단장이 "토트넘이 스포츠적인 이유에서 손흥민 이적을 반대했다"고 했지만 이번 빌트의 보도 결과 이적료에서 이견이 컸음이 증명됐다.
3일은 선수 영입에 있어 대단히 짧은 시간이다. 원하는 선수를 찾아야 하고, 찾았다 하더라도 협상을 해야한다. 물론 이 협상은 당연히 쉽지 않다. 만약 토트넘이 보도대로 이스코(레알 마드리드)를 노렸다고 치자. 레알 마드리드 역시 이스코를 대체할 선수를 찾기 위해 원래 이스코가 갖고 있는 가치 이상의 이적료를 요구했을 것이다. 토트넘이 볼프스부르크에 했던 협상 태도, 그대로 돌아오는 셈이다. 물론 대체자를 찾지 못했을시 보상의 성격도 포함되어 있다. 이적시장 마감일 즈음 기록적인 이적료가 발생한 이적이 많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손흥민의 이적료 3500만파운드에는 이처럼 복잡한 셈법이 숨어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