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정답노트 '중심은 손흥민'

기사입력 2016-09-19 10:26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에게 지시하고 있다. 화이트하트레인(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화이트하트레인(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토트넘이 정답 노트를 완성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다.

토트넘은 19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1골 밖에 못 넣었지만 경기력은 근래 가장 좋았다.

앞선 5경기는 오답노트였다. 첫 3경기에서 토트넘은 답답했다. 에버턴 원정에서는 1대1로 비겼다. 이어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홈경기에서는 1대0으로 간신히 이겼다.

2경기는 최전방 조합 찾기였다. 해리 케인과 빈센트 얀센을 번갈아 최전방에 세웠다. 어떤 조합이든 답답했다. 케인은 최전방에서는 외로웠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폼이 안 좋았다. 2선에 선 델레 알리와 에릭 라멜라는 욕심이 많았다. 드리블로 수비벽을 뚫으려고 하다가 타이밍을 놓쳤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는 얀센을 최전방에 세웠다. 케인이 그 뒤에 배치됐다. 볼의 흐름은 한 층 나아졌다. 하지만 케인이 내려오면서 최전방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얀센은 잉글랜드 무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얀센으로는 EPL 수비진을 깨기가 쉽지 않았다.

3라운드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는 1대1로 비겼다. 케인이 최전방에 서고 에릭센과 알리, 라멜라가 뒤를 받쳤다. 위협적인 조합인 듯 했다. 하지만 이들은 수비 가담이 적었다. 아래쪽이 큰 부담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전반 중반 카일 워커가 부상으로 나갔다. 대신 얀센이 들어갔다. 중원의 지킴이 에릭 다이어가 측면 수비로 내려갔다. 그 결과 토트넘의 허리는 더욱 약해졌다. 경기 내내 리버풀에게 허리를 내주고 말았다. 간신히 비겼다.

4라운드부터 '정답'에 다가가기 시작했다.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4라운드 스토크시티 원정경기에서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출전했다. 라멜라가 없었다. 볼을 질질 끄는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다. 토트넘의 볼은 속도감 있게 빠르게 돌았다. 여기에 손흥민은 공간을 찾아가는 움직임. 확실한 마무리로 팀 공격에 힘을 보탰다. 에릭센도 날카로운 패스로 이를 도왔다. 손흥민이 첫 골을 넣고 나자 토트넘은 더욱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날카로운 역습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4대0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어진 AS모나코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경기는 마지막 오답노트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스토크시티전 대승의 상승세를 이어가고자 했다. 하지만 의욕이 과했다. 최전방에 케인을 배치했다. 그 아래 손흥민과 에릭센 그리고 라멜라를 놓았다. 최고의 윙어 자원들을 배치했다. 공격은 좋았다. 전반 내내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문제는 허리였다. 알리를 다이어와 함께 세웠다. 알리는 수비를 등한시했다. 결국 문제가 됐다. 전반에만 2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들어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빼고 무사 뎀벨레를 넣었다. 중원을 강화해야 했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뎀벨레가 들어간 중원은 탄탄해졌다. 하지만 공격 2선은 엉망진창이 됐다. 공격으로 올라간 알리는 개인 플레이를 일삼았다. 오른쪽의 라멜라 역시 자기가 해결하려는 욕심만 부렸다. 토트넘의 공격은 요란하기만할 뿐이었다. 1대2로 졌다. 경기 후 포체티노 감독은 현지 언론에게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나선 선덜랜드전. 포체티노 감독은 변화를 추구했다. 에릭센과 라멜라를 벤치에서 쉬게 했다. 그리고 손흥민과 무사 시소코를 투입했다. 색깔이 확연하게 다른 측면 배치였다. 손흥민은 활동량과 스피드, 개인기와 마무리가 돋보인다. 시소코는 파워를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깨는 스타일이다.

양쪽 측면에 각기 다른 양념도 뿌렸다. 손흥민의 뒤쪽, 즉 왼쪽 수비수로는 얀 베르통언을 넣었다. 베르통언은 중앙 수비수로 줄곧 나왔다. 그만큼 수비력이 좋다. 베르통언은 경기 내내 손흥민의 수비 부담을 줄여줬다. 손흥민이 마음껏 일대일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다이어를 중앙 수비수로 배치했다. 다이어의 자리에는 뎀벨레가 들어갔다. 뎀벨레는 빅터 완야마와 함께 토트넘의 허리를 책임졌다. 시소코의 뒤에는 카일 워커가 있었다. 워커는 활동량이 많고 오버래핑이 뛰어나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오른쪽 공격 라인에 다양함은 더하겠다는 조치였다.

변화는 주효했다. 손흥민과 시소코는 다채로운 공격력을 보였다. 특히 손흥민은 마음껏 공격을 펼쳐나갔다. 손흥민의 맹활약에 토트넘은 경기를 장악할 수 있었다. 여기에 허리는 단단했다. 뎀벨레와 완야마는 선덜랜드의 공격을 끊고 또 끊었다. 공격의 출발점으로서도 제 몫을 다했다.

다만 100% 완벽한 정답 노트는 아니다. 후반 중반 이후 토트넘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뎀벨레와 다이어가 햄스트링 근육이 올라오는 부상으로 아웃됐다. 이후 알리가 내려갔고, 벤 데이비스가 들어왔다. 수비 라인이 바뀌자마자 흔들리는 장면을 연출했다. 토트넘으로서는 앞을 장기 레이스를 위해 꼭 고쳐야만할 점이었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