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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상주-제주의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가 펼쳐진 상주시민운동장.
"내 평생 그렇게 많은 욕을 들은 적은 처음이었다. 수많은 악플에도 상처를 받았다." 상주 한 관계자의 고백이었다. 이 관계자는 "상황이 심각하게 흐르다 보니 '사표까지 써야 하는 것 아닌가'란 생각도 했다"며 엷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경기 취소 사태를 빚을 정도로 망가졌던 잔디 보식작업은 어느 정도 이뤄졌을까.
한 차례 더 확인 절차가 있었다. 연맹 경기감독관은 제주전이 열리기 하루 전날인 24일 또 다시 잔디 등 경기 재개에 대한 요소를 꼼꼼히 체크했다.
경기 당일, 잔디 상태는 완벽하지 않았다. 경기 시작 2시간 전까지만 해도 잔디 보수 업체 관계자는 잔디가 없는 곳을 흙으로 메우는 작업을 계속해서 펼쳤다.
보식 상태는 85% 수준이었다. 양쪽 골대 측면 쪽에 군데군데 잔디가 패인 곳이 많았다. 잔디를 완전하게 공수하지 못한 모습이다. 선수들이 자칫 부상을 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최소한의 경기가 개최될 수 있는 수준까진 끌어올렸다. 조진호 상주 감독은 "아직 미흡한 면이 있긴 하지만 경기하는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우려는 '비'였다. 완전히 땅에 뿌리를 박지 못한 잔디는 내리는 비에 쓸려 내려갈 가능성이 높았다. 인천전 때도 잔디 보수가 미흡하긴 했지만 집중호우로 'K리그 경기장의 민낯'인 맨땅이 드러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다행히 이날 상주는 흐리긴 해도 비는 내리지 않았다. 상주 관계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주의 잔디는 팬에 대한 미안함으로 다시 살아났다.
상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