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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K리그는 '파행'으로 역사에 남는다. 영예는 없고, 치욕과 상처투성이로 얼룩졌다.
승부의 세계는 단순해야 한다. 정직과 순수성은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다. 복잡하게 얽히는 순간 '사고'다. 팬들도 각본없는 드라마에 열광한다. 각본이 있다면 경기장을 찾을 이유가 없다. 도마에 오른 구단이 전북이기에 충격과 실망감은 더 컸다. 일벌백계가 마땅하다는 주장에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북의 징계 수위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전북의 일탈은 지난해 K리그를 뒤흔든 경남FC 심판매수 수사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 때 금품을 받은 심판들이 고구마 줄기처럼 얽혀 있다. 경남은 심판 4명에게 총 6400만원을 전달했다. 전북은 2명의 심판에게 총 500만원을 제공했다. 그 심판이 그 심판이었다. 전북의 경우 금품이 전달됐지만 의도적인 판정, 승부에 영향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K리그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팬들을 향해 "한 번만 더 봐 달라"며 읍소하는 것도 사치다. 전북은 "상벌위원회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에 대하여 모든 임직원 및 코칭스태프는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다시금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팬들은 더 이상 이러한 상투적인 반성을 듣고 싶지 않다. 더 이상 말도 필요없다. K리그는 현재 '혼수 상태'다. '위기'라는 말은 지워지지 않는다. 'K리그라 쓰고, 위기라고 읽는다'라는 우스갯 소리는 뼈아픈 현주소다. 과연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래도 지구상에 축구가 존재하는 한 K리그를 멈출 순 없다.
환골탈태의 길은 행동 뿐이다. '꼼수'가 통하지 않는 세상이 돼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마련해도 사고가 바뀌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하다. 전북 뿐 아니다. K리그에 녹을 먹고 있는 전 구성원이 작금의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해법은 모두가 알고 있다. 기본에만 충실하면 된다. 또 건설적인 미래와 건강한 K리그를 여는 첫 문은 신뢰회복에서 시작돼야 한다. 승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다. 그리고나서 겸허한 마음으로 팬들이 마음을 돌려주기를 기다려야 한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