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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국가대표가 나옵니다."
하지만 크고 작은 아이들 사이로 공동으로 흐르는 하나의 물줄기가 있다. 축구를 좋아하고, 일찌감치 접하고, 즐겁게 뛰고, 그렇게 생활의 일부가 됐다는 사실이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렇지 않다. 그 자체는 결코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재능이 있는 자,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 노력하는 자,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마음껏 즐기며 뛰노는 꿈나무들, '이길 수 없는' 넘사벽의 미래 유망주들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땀의 현장이다. "단지 축구가 좋아서" 지역 축구발전을 위해 시간을 쏟고 있는 김성익 강북구축구연합회장은 열심히 뛰고 있는 학생들을 가르키며 이렇게 단언했다. "저 중에 손흥민이 나옵니다." 그렇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인프라와 동기유발이다. 여전히 아이들이 안전하게 뛸 수 있는 공간은 태부족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축구를 하는 공간인 학교 운동장은 아직도 넘어지면 무릎이 깨지는 흙바닥이 대부분이다. 안전한 풋살장 등이 더 많이 필요한 이유다. 목표를 세우고 덤빌 수 있는 큰 대회도 더 많아져야 한다. 올해부터 처음 시작되는 i-리그 왕중왕전에 눈길이 가는 건 그래서다.
발바닥이 뜨거운 아이들이다. 뛰면서 열을 건강하게 발산시켜야 한다. 친구들과 축구를 통해 제 위치를 알아간다. 협동을, 그리고 양보를 배운다. 사회적 위치 속에서 진정한 주인공의 의미를 깨우친다. "아이들은 축구를 통해 협동심과 사회생활를 배웁니다. 그런 의미가 있어요." 김성익 회장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선수 출신 지도자의 일자리 확대 측면에서도 유소년 축구 활성화의 의미는 설명이 필요 없다. 이 지역에서 '류광하 축구교실FC'를 운영중인 프로축구 성남 일화 출신 류광하 감독(32)은 "축구는 어머님들의 협박(?) 무기다. 아이들한테 '공부 안하면 축구 안시켜줄거야'하면 공부도 운동도 열심히 한다"며 "돈을 떠나 너무나도 보람있고 행복한 일"이라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국정을 농단한 세력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간 정부 예산이, 기업의 사회환원 지원금이 일부라도 이처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의미있게 쓰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축구 선진국만큼은 갈 길이 멀지만 i-리그는 분명 대한민국 미래사회를 위해 꽤 많이 의미있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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