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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이 표정을 싹 바꾸자 신음하던 한국 축구가 다시 살아났다. 15일 우즈베키스탄전, 기성용(27·스완지시티)의 이미지는 '전사'였다.
하지만 태극마크와 주장 완장을 찬 기성용은 달랐다. 우즈벡전 90분 동안 마치 모든 것을 걸었다. 그의 플레이 하나 하나에서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정신력이 느껴졌다. 그 방증이 바로 '헤딩'이었다. 그 동안 패싱력과 축구 센스에 비해 헤딩력이 약해 반쪽 짜리 선수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적극적으로 상대 선수와의 헤딩 경합을 펼쳤다. 기성용이 이 경기 결과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날 기성용은 슈틸리케호에서 다소 생소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4-1-4-1 포메이션에서 원 볼란치(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섰다. 그 동안 약팀을 상대할 때는 한국영(알 가라파)과 정우영(충칭 리판) 등 수비형 미드필더를 뒤에 두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됐던 터. 그러나 우즈벡전에선 원 볼란치를 자청했다. 공격시에는 슈틸리케호 빌드업의 시작점이었다. 공격 기회가 생겼을 때는 과감하게 전진해 중거리 슛도 날렸다. 수비시에는 상대 스트라이커를 마크하고 포백 수비를 보완하는 역할까지 담당했다.
추락하던 한국 축구의 극적 부활, 그 중심에서 '캡틴' 기성용의 투혼이 빛났다.
상암=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