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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왜 하는가. 이 질문에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미래에 대한 준비는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섬세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된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축구 역시 뿌리, 즉 기초가 중요하다. 뿌리가 단단하게 박혀야 비로소 아름드리 나무로 우뚝 설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관심과 물주기가 필요한 이유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i-리그는 한국축구의 풀뿌리다. 유소년과 청소년 등 아이들의 축구에 대한 꿈과 희망을 숙성시키는 드림 저장소다. 꿈은 강요를 통해 실현될 수 없다. 그래서 i-리그는 '놀이'와 '재미'에 주목한다. 승패에만 올인하는 기존 학원스포츠와의 차별 포인트다. 즐겁고 신바람 나게 축구를 즐길 수 있는 무대 마련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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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에만 집착하면 남는 건 결과 뿐이다. 과정은 생략되기 일쑤다. '어떻게 즐거운 축구를 심어줄 것인가.' 이런 작지만 중요한 화두는 곧바로 사치가 된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오직 엘리트 선수, 특히 특별한 재능이 있는 선수만이 보인다. 일찍 재능을 발휘하는 소수만이 한정된 공간에 갇혀 '운동기계'를 강요당한다. 사실 과거와, 현재까지 엘리트 선수들의 성장과정은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 패턴이 고착화될 경우, 문제가 있다. 놓치는 것들이 참 많아진다. 우선, 최고 엘리트의 선수 발굴의 풀이 좁아진다. '대기만성' 형 유망주들이 자연도태되기 때문이다. 취미가 자연스럽게 직업으로 이어지는 '덕업일치' 또한 불가능해 진다. 어린 나이에 '선수의 길 or 공부의 길'을 강요받는다. '선수의 길'을 택하는 순간 다른 아이들과 어울림이 있는 학창생활은 차단된다. 올인 이후 실패에 대한 책임 역시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다.
더 미룰 수는 없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그 변화의 선봉에 i-리그가 있다. 길은 분명하다. 해답은 놀이에 있다. 즐거움을 통하면 저변확대, 성장기 유·청소년들의 신체와 정신의 균형발전, 운동효과가 두루 찾아진다. 이를 위해 i-리그는 각종 무대를 통해 이러한 취지를 학교와 클럽,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연계 속에 전파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학교-생활-엘리트 체육의 삼위일체가 이뤄지는 꿈의 현장. i-리그의 지속적 발전이 필요한 이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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