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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이 밝았다.
전북은 올 시즌이 열리기 전 폭풍 쇼핑으로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싹쓸이 했다. 바로 이날을 위해서였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통해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고 우승까지 거두기 위해선 더블 스쿼드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전북은 세 번째 ACL 결승 무대를 밟는다. 2006년과 2011년에 이미 결승전을 경험했다. 환희와 아픔이 교차한다. 2006년에는 아시아를 품었지만 2011년에는 알 사드(카타르)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준우승도 나쁜 결과는 아니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에서 2등은 필요없다. 결국 1등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마지막 90분이 남았다. 전북은 유리한 상황이다. 지난 19일 전주성에서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비겨도 우승컵에 입맞출 수 있다. 그러나 축구에서 가장 위험한 생각이 '비겨도 된다'는 것이다. 최 감독은 "홈에서 실점한 걸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보다는 우리가 이겼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우리는 2차전에서 골을 넣고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 절대 물러서지 않고 경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위기는 이제 비장하다. 환한 웃음과 밝은 표정 속에서 훈련하던 분위기와는 또 다르다. 선수들은 모든 준비를 마쳤다. 알 아인의 텃세로 도착 첫 훈련을 하지 못한 선수들은 더 독이 올라있다. 특히 지난 나흘 동안 아부다비에서 만든 우승 시나리오는 완벽에 가깝다. 그라운드에서 구현할 일만 남았다.
상대에 따른 전술 변화는 필수다. 그러나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 듯하다. 우선 상대가 1차전과 달리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할 수 있다. 1차전 교체출전했던 더글라스를 원톱에 두고 4-3-3 포메이션에서 스리톱의 중심이었던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미드필더로 내려 공격 조율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이를 대비해 최 감독은 역시 최철순에게 오마르 그림자 수비를 주문할 수 있다. 기본 포메이션도 공격성이 짙은 4-1-4-1 대신 4-2-3-1로 변경해 알 아인과 충돌할 수 있다. 1차전에서 성공을 맛본 김신욱-이동국 투톱은 경기 초반부터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수비가담과 빠른 역습에 제한적일 수 있다. 때문에 원톱을 두고 발이 빠른 측면 공격수 레오나르도와 로페즈에게 스피드가 느린 상대 센터백 뒷 공간을 파고들라는 주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