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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남았다. 사상 첫 FA컵 슈퍼매치 파이널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간이다.
서울과 수원, 최초의 슈퍼매치 FA컵 결승전으로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두 팀이 만나는 순간 그라운드는 전쟁터로 변신한다. 2차전에선 다양한 기록들도 걸려 있다. '기록은 잡는 자(팀)'가 챔피언은 물론 FA컵 새 역사를 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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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서정원 감독은 첫 우승 타이틀에 도전한다. 서 감독의 최고 성적은 2014년, 2015년 K리그 준우승이다. FA컵의 경우 별 재미를 보지 못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고, 1차전 승리로 정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서 감독은 현역 시절인 2002년 FA컵 MVP(최우수선수)를 수상했다. 정상에 서면 MVP 출신 최초 우승 감독으로 역사에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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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FA컵 득점왕은 탄생하지 않았다. FA컵 득점상의 특별 규정 때문이다. 득점의 경우 K리그 클래식 팀들이 참가하는 32강전부터 카운트되며, 4골 이상 득점해야 기준을 충족한다.
지난해에는 4골 이상 기록한 선수가 없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서울의 주포 아드리아노가 대구FC와의 32강전(4대2 승)에서 4골을 퍼부으며 단숨에 득점 선두에 올라섰다. 서울은 데얀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해 아드리아노의 역할은 더 커졌다. 하지만 고민은 있다. 아드리아노는 최근 하향세다. 골맛을 본 것은 10월 30일 K리그 제주전(2대0 승)이 마지막이었다. K리그, ACL, FA컵에서 총 34골을 꽂아넣으며 2003년 김도훈(울산 감독)이 작성한 한 시즌 최다 득점과 타이 기록를 기록했지만 이후 열린 3경기에서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 속에 침묵하고 있다. 아드리아노가 골폭죽을 재가동하면 서울은 반전의 틀을 마련할 수 있다.
서울에 아드리아노가 있다면 수원에는 조나탄이 있다. 그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수원의 유니폼을 입었다. 결승 1차전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조나탄은 뒤늦게 출발했지만 아드리아노를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울산 현대(3대1 승)와의 4강전에서 터트린 2골을 묶어 3호골을 기록 중이다. 조나탄은 몰아치기에 능하다. K리그에선 7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조나탄의 연속골 행진이 다시 불을 뿜으면 역전 득점왕 수상도 가능하다. 수원의 발걸음도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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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최다 우승팀은 포항 스틸러스다. 포항은 1996년, 2008년, 2012년, 2013년 FA컵을 제패했다. 그 다음이 수원이다. 수원은 2002년, 2009년, 2010년 정상에 등극했다. 올해 6년 만의 우승컵을 거머쥐면 포항과 함께 최다 우승팀의 영예를 누리게 된다.
서울은 3년 연속 FA컵 결승에 올랐다. 2014년에는 준우승, 지난해에는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다시 트로피를 들어올리면 포항, 수원에 이어 3번째 2연패 팀으로 기록된다. 또 1998년과 2015년에 이어 3회 우승팀으로 우뚝선다.
승부가 승부인만큼 서울은 최다 관중에도 도전장을 냈다. 1차전에선 3만1034명이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2차전은 최후의 일전이다. 상암벌의 분위기는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4만명이 넘는 관중을 기대하고 있다. FA컵 역대 최다관중 1위는 2001년 11월 25일 대전 시티즌과 포항 스틸러스의 결승전이었다. 대전 김은중과 포항 이동국의 라이벌 혈투에 4만명이 상암벌에 운집했다.
서울과 수원의 FA컵 결승 2차전, 정상을 향한 물러설 수 없는 승부와 함께 대기록의 주인공도 가려진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